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사전

우리 한자어사전 - 한자어 속뜻 사전 ㅣ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재운 외 엮음 / 노마드 / 2020년 1월

‘알아두면 잘난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를 여러 권 읽었는데요. 다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우리 한자어 사전>은 특히나 제 취향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아무래도 언어에 관심이 많고 흥미로워 해서요. 특히나 한자는 우리 말 어휘를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고 할까요? 무심히 사용하던 단어들도 그 뜻을 풀어보면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민첩이라는 단어가 있죠. 그런데 ‘민첩,敏捷’의 ‘민, 敏’을 풀어보면 ‘회초리로 때려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더군요. 회초리를 맞으면서 날쌔게 움직이는 것을 배운다면 정말 빠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한 ‘은행, 銀行’을 보면, 그 시대에 은본위제를 사용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데요. 그런데 왜 ‘갈 행’자가 붙었을까? 궁금해한 적이 없는데, 이 부분을 짚어주니 자연스럽게 궁금하더군요. 여기에는 ‘길 양 쪽을 따라 쭉 늘어서 있는 가게’에서 나온 ‘차례 항’이라는 의미가 들어간 것인데요. 그래서 중국어에서는 ‘항’을 살려서 발음한다고 해요. 쭉 늘어서 있는 상점에서 은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곳이라 정말 자연스럽게 은행이 연상되죠.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1장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 한자어 1021가지’는 마치 국어사전을 보는 것처럼 단어들을 배열해 놓고 있기도 합니다.  

 2장 ‘알쏭달쏭 주제별 한자어 1233가지’에서는 다양한 테마를 갖고 한자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중에 책에 관련된 한자어에서 ‘帛, 비단 백’을 보게 되었는데요. ‘죽백,竹帛’은 종이가 없던 시절에 글씨를 썼던 대나무와 비단을 일컬으며 역사를 의미한다고 해요. 문득 예전에 본 ‘저어죽백,著於竹帛’이라는 한자성어가 떠오르더군요. ‘역사에 이름을 남김’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막연히 알고 있던 성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덕분에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뜻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