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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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혁신을 이루었다고 일컬어지는 헨리 포드는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도 큰 영감을 주었던 인물이 아닌가 하네요. 컨베이어 벨트에서 끝없이 생산되던 포드 자동차, 그걸 보면서 찰리 채플린은 모던타임즈’,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그려냈는데요. 지독하게 역설적인 표현인 멋진 신세계가 펼쳐지는 세계국은 포드 자동차가 생산되던 그 해를 원년으로 삼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생산되던 그 자동차와 크게 다를 것이 없이 대량생산의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심지어 그들은 만들어질 때부터 이미 등급이 나뉘어져 있고, 그 등급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인간은 멋진 신세계라는 기계속의 부품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멋진 신세계 속의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소마라고 하는 마약이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자신에게 주어진 것 외에는 처음부터 꿈꾸지 않아요. 그들의 삶에는 불안도 불만도 없거든요. 물론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꼭 닮은 그래서 신세계와 대비되는 그 세상에서 온 야만인 존의 눈에는 더없이 기괴하게 보였겠지만 말이죠.

 아주 예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의 저는 존의 시선에 공감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저는 멋진 신세계가 보여주는 세상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통찰력에 정말 감탄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SF소설처럼 읽으며 그의 상상력에 감탄했다면 이제는 미래를 예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작품 중에 조지 오웰의 ‘1984’가 있어요. 그 두가지의 세계가 합쳐져서 현대사회의 밑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멋진 신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완전히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그래서 그들이 바라는 지극히 세속적인 것만 충족시킨다면 꽤나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자본주의적인 행복 어쩌면 쾌락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었다고 할까요? 가치판단의 모든 것은 돈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사람들은 말초적인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흥분하고 또 쉽게 잊어버리고 있지요. 사색이라는 것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게 되었으니까요. 제가 너무나 비관적으로 세상을 보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멋진 신세계처럼 완벽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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