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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노승대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국내 여행을 하다 보면, 사찰을 갈 때가 많은데요.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더욱 복잡해 보이는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펼쳐지는 거 같아서 흥미롭기도 했었는데요. 이 번에
읽은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는
그런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책이었어요. 40여년간 문화답사를 해온 노승대는 400여장의 사진과 함께 불교와 우리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모습에 대한 기록과 그림이 흔치 않던 도깨비나 삼신할미의 모습을 찾아볼 수도 있고요. 백제시대 8종의 문양전 속에 2종의 도깨비 문양전이 있고, 고려시대 귀면와도 있고 말이죠. 제가 잘 못 알고 있던 도깨비의
모습도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기도 했어요.
찰에서
우리의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는데요. 아무래도 한국불교가 전통문화뿐 아니라 다른 문화까지
수용하고, 융화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나
저자는 조선시대를 주목하는데요. 왕실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했던 이전과 달리, 숭유억불정책을 폈던 조선시대에는 불교는 서민의 의지할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조선 중기; 이후에 유행했던 민화도 사찰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서민들에게 보다 친근한 공간으로 만들어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책을 보다 보면 정말 귀여운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천은사
극락보전의 해태 곁에는 수달이 있기도 하고요. 불갑사 대웅전에는 용에 쫓기는 수달의 모습이 한편의 시트콤처럼
남아 있기도 합니다. 물론 용이나 수달은 물에 사는 동물이라 화재예방의 뜻도 있었겠지만, 재치와 해학이 담긴 것은 아무래도 민화의 영향이 아닐까 하네요.
사찰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목탁인데, 목탁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둥근 목탁에 대한 여러 유래담이 있었고, 그 중에 서유기로 잘 알려진 현장법사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더군요. 또한 사찰에서 돌사자가 그렇게 낯선 것은 아니었는데요.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 사자가 없었자나요. 화엄사 원통전 앞 사사자탑, 불국사 대웅전 안 사자처럼 말이죠. 그러한 영향 역시 불교에서 전해진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부처를 사람중의 사자라고 했다는데, 그렇게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주요한 수호동물이 된 사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