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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90세의 현역 정신과 의사 나카무라 스네코의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 속담이 떠올랐어요. 정신과
의사로서 사람들을 상담하며 쌓은 지혜를 풀어내고 또 중간중간 ‘EPISODE’라고 하여 그녀의 삶의
조각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네요.
패전
직전 오사카로 향해 의사가 되는 길을 걷기 시작한 그녀는 학교를 졸업하고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 고생하기도 했죠. 어렵게 일을 구했지만, 임시방편 수술로 진행을 늦추는 정도밖에는
해줄 수 없는 결핵말기환자들을 진료하다 나라 의과대학 정신과에 조수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과 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기회는 항상 우연히 찾아온다. 누군가 등을 떠밀면 그 흐름에 올라타보자’라는 이야기에서도 다시 한번 언급되는데요. 저도 요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제가 원하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많거든요. 겨우 궤도에 오른 일을 망쳐버릴 것 같아서 애써 제 바람을
눌러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기에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해타산을 따지기보다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일은 주변에서 등을 떠밀어 주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죠. 저 역시 주위에서는 응원을 해주는데 제가 마음을 못 정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정말 마음 가는 대로 한번 움직여 봐도 되는 것일까요?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심리치료과나 정신과에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결론부터 말해달라고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삶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과의 관계 역시
그렇게 무 자르듯이 정리되는 것도 아니죠. 그러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보다는 마음의 거리감으로 조절해보라는
그 조언 정말 저에게 필요한 말인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