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로제스 제도, 다이애나 마컴의 <그 여름, 그 섬에서>에서 처음 알게 된 그 섬들은 너무나 아름답게 제 마음속에 남았는데요. 흐드러지게 핀 수국과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했거든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기자로 퓰리쳐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녀는 처음에는 캘리포니아 외곽에 자리잡은 아조레스 이민자들을 통해 그 곳을 알게 되는데요. 그 후 여러 번 섬을 찾아가 이 에세이를 쓰게 되는데요. 섬사람 말대로 이 에세이는 그녀의 에세이이자, 그들의 에세이이기도 하더군요. 물론 아름다운 표지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녀의 필력에 끌려 검색도 꽤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아름다운 그 곳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 처음에는 풍경에 빠져들었지만 책을 읽을수록 사람들에게 빠져들어서 저도 그 곳에 너무 가보고 싶어지더군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금과옥조로 여길 말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렇게 살지는 못했죠. 그래서 더욱 자신을 탓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내일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꼭 오늘 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죠. 일을 하다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투우를 보기 위해 달려나갈 수 있는 것, 생각해보면 정말 행복할 것 같죠. 그런 삶이 낯설지 않은 곳이라니 말이죠. 아마 제가 사는 곳에서는 대단히 낯선 존재로 다가올 덴데 말이죠. 가만히 있기만 해도 뒤쳐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다가, 정말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곳을 만나니 그 섬을 계속 찾아간 그녀의 맘이 너무나 이해가 되더군요. 그녀 역시 늘 미리미리 준비하고, 바지런히 살고, 노력해야 한다고 배워온 사람일 것 같아서요. 하늘과 바다, 초원과 수국, 빵과 와인, 그리고 모든 것을 함께 즐기는 친구들에 그저 감사로 가득한 삶에서 허우적거리는 그 행복이 너무나 좋았겠죠. 그래서 문득 그들이 자신의 섬을 떠올릴 때 느끼는 감각인 사우다지는 우리가 이해하기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