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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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책 제목을 보자마자 전에 읽은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이 떠올랐죠. 역시나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책이더군요. 책을 펴자마자 제일 먼저 표지 날개를 살펴봤어요. 다음에는 어떤 테마를 가지고 세계사를 살펴보게 될까? 그런 호기심이 들었거든요. 그만큼 약을 주제로 한 세계사 산책이 너무 재미있었고, 그 부푼 기대를 가지고 읽은 식물편도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13가지 식물 모두 인류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제 기억에 남는 것이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감자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차였습니다. 감자가 처음 유럽대륙에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낯선 이 식물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물론 함께 온 토마토 역시 환영받지 못했고요. 감자가 기피된 이유는 성서에 나오지 않는 식물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덩이식물이라는 정말 낯선 존재를 처음 접한 유럽인들이 독성이 있는 싹을 먹기도 했기 때문이죠. 덕분에 한때는 마녀재판까지 받으며 화형을 당했던 감자, 하지만 지금은 유럽인들의 주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감자를 보급하기 위한 유럽왕실이 노력도 흥미로웠는데요. 그 중에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과 다르게, 감자가 보급되고 나서야 유럽인들의 주식이 육식으로 변할 수 있었다는 것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보존성이 뛰어나고 수확량이 많았던 감자를 가축의 식량으로 줄 수 있으면서 고기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니까요. 서양인들이 체격이 좋은 것이 육식덕분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유전적인 요소가 더욱 큰 역할을 한 것이겠죠.

 불로초의 연관검색어 1위자리를 영원히 놓치지 않을 것만 같은 진시황, 그가 즐겨 마시던 것도 차라고 해요. 차가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펼쳐진 두 번의 전쟁과 말차가 중국에서 사라진 이유도 재미있었지만, 티가든이 살아남은 이유가 흥미로웠어요. 남성을 위한 커피하우스고 있었고, 여성을 위한 티가든이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하죠. 그런데 남성들이 여성을 만나기 위해 티가든을 드나들면서 커피하우스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던 시절이 있었더군요. 감자를 보급하면서 광고모델처럼 귀족들을 활용하는 것이나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요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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