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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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망, 로마>를 읽다 보니, 예전에 그랜드 투어에 대해 소개한 책을 본 기억이 납니다. 영국의 상류층 자제들과 그들을 인솔할 교사가 함께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2~3년간 여행하는 것인데요. 교사로는 근대 유럽 지성의 상징인 인물들이 함께했고, 최종목적지는 언제나 로마였다고 하죠. 인문학자 김상근 교수와 함께 로마여행을 하면 정말 좋겠지만, 이렇게 여행과 인문학을 적절하게 조합한 책이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느 분야에나 잘 어울리는 말이지만, 여행에도 특히 로마에는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꼭 필요하거든요. 재미있는 것은 현대의 그랜드투어는 맥도날드부터 시작하더군요. 로마의 맥도날드에는 세르비우스 성벽이 있거든요.

저도 로마를 여행한 적이 있고, 콜로세움에 간 적도 있지요. 콜로세움이 거대한 규모와 여러 영화에서 재현된 모습을 떠올리면, 콜로세움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가 쉽게 떠오르지 않아요. 심지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하여 여러 책을 읽었음에도, 거대한 구조물을 보며 그저 감탄만 하다 왔던 것 같아요. 대경기장에서 시작된 불이 로마 도심과 포로 로마노를 잿더미로 만들고, 네로 황제는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펼치고 도시 재건을 위해 앞장섰지만,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애를 마감하게 되는데요. 대혼란을 수습한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네로가 만든 거대한 왕궁과 인공호수를 없애고 구 위에 콜로세움을 지었고, 그의 아들 티투스가 이를 완공합니다. 이를 통해 로마 시민에게 빵과 서커스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콜로세움을 비롯하여 여러 건축물을 통해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려고 했습니다. 최근에 로마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거기에서 콜로세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봐서인지, 이렇게 연결시키니 다음 번에 콜로세움에 가면 왠지 다른 시각을 나아가서 저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저는 로마에 대한 책을 꽤 즐겨 읽는 편입니다. 다양한 작가들의 시선에 따라 또 그만큼의 관점이 부여된다고 할까요? 그래서 때로는 한 인물이 매우 입체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죠.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니 말이죠. 이번에도 그런 순간들이 많았고, 심지어 유적에도 수많은 인물들과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로마는 저에게도 다시 한번 로망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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