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바튼 호수의 기적 - 새와 파리, 물고기,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운누르 외쿨스도티르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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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천년전 쓰렝슬라보르기르와 루텐타보르기르 지역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미바튼 호수가 만들어졌는데요. 그 전까지 있던 모든 생명체는 사라졌지만, 자연은 진공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던가요? 새로운 자연환경이 만들어졌고, 미바튼호수는 다양한 지형과 생명체가 어우려져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지요. <미바튼 호수의 기적>의 저자 운누르 외쿨스도티르는 미바튼 자연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고, 이 책의 삽화를 그린 아르니 에인아르손은 그녀의 남편이자, 자연연구소의 소장이기도 해요. 미바튼 호수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완성한 책입니다.

아이슬란드어로 미는 모기를 뜻하고 바튼은 고인 물을 뜻한다고 해요. 그래서 모기호수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런 이름이 붙을 만큼 정말 많은 모기가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더군요. 심지어 그에 관련된 전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주로 미바튼 호수에서 서식하는 북방흰뺨오리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작가가 연구소에서 하는 일 중에 하나가 호수에서 살아가는 새의 개체수를 관찰하는 일이기도 해서인지, 다양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요. 책을 읽다 보면 절로 미바튼 호수의 독특한 지형 중에 하나인 유사분화구도 직접 보고 싶고, 여러 동물과 식물들도 만나보고 싶어지더군요.

원주민들이 지은 직관적인 이름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구슬똥입니다. 미바튼 호수에 사는 완벽한 공 모양의 녹조류인데요. 지구를 닮은 모습이라 더욱 아름답다고 해요. 벨벳 같은 촉감이라니 너무나 궁금했는데, 왠지 비슷한 것이 떠올랐어요. 바로 마리모죠. 역시나 일본의 아칸호수에 있는 마리모와의 유사점을 이해하고 함께 연구를 한다니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리모가 살아갈 수 있는 자연환경을 만들기 위한 일본의 노력을 언급하며, 구슬똥 역시 그러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고요. 물론 아이슬란드 역시 미바튼 호수를 비롯하여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물 중에 하나가 바로 미바튼 자연 연구소이고 이 책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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