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시 - 아픈 세상을 걷는 당신을 위해
로저 하우스덴 지음, 문형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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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너무 암기과목처럼 접해서일까요? 중학교 때는 꽤나 즐겨 읽던 시가 문학시간이 생기던 고등학교시절에는 점점 멀게만 느껴졌는데요. 그런데 요즘 조금씩이나마 다시 시를 읽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로저 하우스덴의 <힘들 때 시> 덕분에 말이죠. 그는 시는우리의 상상력을 소생시킨다라고 말하는데요. 제가 시를 다시읽으며 막연히 찾던 것을 문장으로 잘 표현해준 기분이 듭니다. ‘증강현실까지 나오는 시대에, 상상력은 갈수록 사라지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저 아프다라고말하는 우리와 달리 로버트 로웰이라는 시인은 내 몸의 피가 흐르는 모든 곳에서, 나의 아픈 영혼이 흐느끼는 것을 듣는다라고 표현하잖아요. 이런 문장들을 통해,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나아가서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고 싶은 바람을 갖게 되는 거 같습니다.


 

  10편의 시가 소개되는데요. 다른 시인들의 시구절이 많이 인용되기때문에 정말 많은 시를 읽은 느낌이 들더군요. 첫번째 시는 매기 스미스의 좋은 뼈대입니다. 우리아이들에게 비밀로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좋은 뼈대를 갖고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은 바람이 가득한 시인데요. 솔직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아이들에게 떠미는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 역시 진실하게 다가오더군요. 저는 시인은 남다른 예민함과 감수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시를 쓰게 된 과정이나 시인에 대한 소개를 읽으면서 그냥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한 편의 시를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W.S. 머윈의 반짝이는 빗방울이라는시가 기억에 남아요. 사회적 메시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소개하는데, 왜저는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을까요? 학교를 다닐 때는 해설 그대로 암기하고 문제를 풀어야 정답이 되었지만, 이제는 아니니 저만의 생각으로 시를 바라봐도 되겠죠. 그리고 잭길버트의 변론답변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였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것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어떻게 보면 제부모님의 아이로 태어난 것은 제 노력의 결과가 아니죠. 하지만 그런 우연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때로는극과 극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에도 변론답변서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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