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디자인 1 지식을 만화로 만나다 1
김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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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의 발전이 빠르다고 하지만, 제가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인데요. 그래서인지 김재훈의 <더 디자인> 1권 역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21세기 북스에서 새롭게 내놓은 시리즈 지식만만의 시작이기도 한데요. ‘지식만만지식을 만화로 만나다의 줄임말인데, 이 역시 언어의 디자인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로 읽는 현대 디자인의 지도라는 부제답게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그들이 끼친 영향력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프랑크푸르트 주방의 설계자 마라게티 쉬테-리호츠키가 기억에 남습니다. 현대인의 주방을 그리고 미래를 그린 영화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형태의 시스템 주방을 설계한 분입니다. 건축설계가 남성의 전유물이던 시절,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설계를 통해 인류의 삶의 풍경을 바꾼 인물이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한 것이 늘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는 늘 단순하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가 남긴 디자인이 최고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하지만 실용적이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깜짝 놀란 사실이 있죠. 지금도 저의 집 냉장고에 들어 있는 추파츕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추파츕스 하면 떠오르는 그 알록달록한 포장지가 바로 살바로드 달리의 스케치였다고 하네요. 다음에 추파츕스를 먹으면 그 포장지를 좀 더 유심히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준 아이 러브 뉴욕, ‘I NY’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어요. 저도 옷장을 뒤져보면 이 로고가 그려진 티가 몇 개 있을텐데 말이죠. 다양한 변주로 나와서 손이 갈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밀턴 글레이즈의 디자인인데, 그가 9.11 테러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다시 만든 디자인을 보며, 디자인이 갖고 있는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하나로 다시 모을 수 있는 그런 힘 말이죠. 이 디자인의 다양한 변주가 재미있었는데, 저작권 등록이 안되어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어쩌면 그래서 이 로고의 생명력이 더욱 강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가 많은 디자인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직관적이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에 더욱 눈길이 가는 것 같아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하면 빠질 수 없는 디자이너 알버트 알토의 말처럼 디자인은 과시가 아니라는 것을 저도 깨닫고 있는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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