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세계문학으로 읽는 상처 테라피
김세라 지음 / 보아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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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편이 외국소설과 12편의 국내소설 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살펴보고, 상담해주는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마음을 살펴보고 함께 이해해나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읽었던 소설도 있지만, 안 읽은 소설도 꽤 많아서 저와 비슷한 고민, 혹은 마음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던 인물들을 만나러 떠나고 싶어지더군요. 특히나 단테의 말이 기억에 남는데요. 그는 신곡에서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고 해요. 왠지 갈팡질팡하고 있는 저에게 길을 밝혀주는 한마디인 것 같습니다.

제가 늘 갈팡질팡하게 되는 것은 후회가 두렵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긴 후회는 스스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다’, 바로 이 테마에 소개된 두 개의 소설이 다 좋았어요. 박완서의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에 등장한 수지의 상황을 보면, 후회라는 것은 정말 끝이 없는 터널을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결정장애나 선택장애를 호소하곤 하죠. 하지만 그런 우유부단함이 결국은 후회의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저 역시 제대로 결정하고 끊어내야 할 때 끊지 못해서, 결국 최악의 상황까지 흘러간 적도 많으니 말이죠.

지나치게 하나에 몰입하여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일 것 같아요. 안톤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에는 매력적이고 순수한 여성이 등장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싶어하고, 과거를 빠르게 잊고, 자신이 놓여진 현실에 금방 적응하여 행복을 찾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문제는 자신에게만 충실하여, 주변 사람들의 일상을 뒤죽박죽으로 만든다는 것이죠. 이 이야기를 보면서 또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수지 역시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해요. 꽤 닮아 있는 두 여인이더군요. 그런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과연 머리로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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