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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호연의
<파우스터> 제목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라는 작품이 떠오르는데요.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 자신의 욕망과 쾌락을 채울 수 있는 젊음을 구하게 되는데요. 자본주의의 파우스트의 욕망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메피스토 컴퍼니가 등장합니다.
예전에 봤던 영화 ‘겟아웃’이 떠오르는 듯 했어요. 이들은 권력과 부를 한 손에 움켜쥔 노인들에게 새로운 게임을 제시하는데요. 노인들은
파우스터라는 신이 되어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파우스트로 만듭니다. 파우스터는 돈으로 주변 환경까지 세팅해서
자신이 선택한 파우스트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 역시 거대한 인생게임처럼 설계되어서, 파우스터들끼리 승부를 겨루기도 하죠. 노인들이 자신이 조정할 젊은이들의
삶을 선택하는 모습 역시 독특했는데요.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못한 길’이라는 시의 회환마저 돈으로 지울 수 있을 것처럼, 자신이
미처 가보지 못했던 길을 걸어보는 것이죠.
소수의
권력가들이 은밀히 즐기던 이 게임이 드러나게 된 것은 교통사고 때문이죠. 야구에서는 그런 말이 있죠.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왼손 파이어볼러인 최준석은 곧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의식을 차리니 최경이라는 여자가
그의 머릿속에 거머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것은 파우스트와 파우스터를 연결하기 위한 장치였는데요. 최경은 메피스토와 준석을 조정하는 파우스트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얽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최준석에게 접근한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파우스트 차운민과 그녀를 조정하는 파우스터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저는 준석을 조정하던 태근의 말 때문에 이 시스템의 결함에
주목하게 되고, 그 반전까지 생각이 뻗어나가게 되었는데요. 어쩌면
그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도 생기고요. 설정 자체는 어디서 본 듯 한 느낌이
들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 잘 녹여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 정말 흥미로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