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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세월을 이기고 수백 년간 사랑받는 노포의 비밀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천년고도 교토에 자리잡은 노포 10곳을 소개하는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노포라고 하면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상점과 일본이 떠올라서인지, 참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 무라야마 도시오는 노포와 함께 교토의 역사와 문화를 잘 녹여냈어요. 그리고 심층적인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고민도 함께 나눌 수 있었는데요.
전통을 지킨다는
낭만적인 시선만으로 접근하지 않은 점이 기억에 남네요. 도장가게 ‘다마루인보텐’같은 경우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활로를 찾아내기도 하고, 마쓰이
주조의 14대 사장의 말처럼 혁신을 반복하여 전통을 만들어가기도 하더군요. 집안의 가보인 돈궤 ‘제니바코’가 500년 혹은 그보다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그 역사를 가늠하게 된 사탕가게 ‘미나토야’의 20대 점주
단즈카 키미코의 고민은 참 현실적이기도 했어요. 자신의 대에서 끊기고 싶지 않은 그 부담감, 사실 저도 그 입장이면 그런 압박감이 제일 클 것 같아요. 사실
사탕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사탕에 얽힌 이야기도 너무나 흥미로웠고, ‘정말 맛있다’라는 한마디에 힘을 얻고 있는 그 가게에 가서 저도
응원을 하고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래도 가봤던
곳보다는 처음 보는 곳이 더욱 눈길일 끌기 마련인 것 같아요. "여기에는 70년 동안 방문해주신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가득 차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토카사이칸도 꼭 가보고 싶어지더라고요. 메이지 시대가 열리면서 황제가 떠나고, 긴몬의 난으로 불바다가 되던 교토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그 거리를 걷고 싶기도 하고 말이죠. 책을 읽으면서 도시의 매력을 깊게 만들어주는 것이 노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