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4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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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4<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로 마무리되네요.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로 시작하여 수의사로,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가장으로 거듭나는 그의 모습을 함께하면서 한 편의 대하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드네요. 자서전과 소설 그리고 에세이 그 어디쯤에 위치한 책이다 보니 더욱 그럴 수도 있지요.

 입대를 하며 행여나 그렇게 열심히 머릿속에 넣어놨던 것들을 잊을까 수의학 책을 들고 갔던 그는 이제는 그 모든 지식이 소용없어질까 걱정하는 상황이 되었죠. 그만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돼지콜레라가 창궐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면 그가 느끼는 불안함은 아직은 좀 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요. 그렇게 그가 살아가는 대러비는 여전하네요. 느리지만 착실하게 변화하고 있고, 그래서 사람들도 거기에 준비해나갈 시간이 충분해 보이기도 하고요. 제대를 하고도 한참이 지나고 다시 찾아가도 여전한 농장의 모습, 이제는 동업자가 된 시그프리드의 여전한 유머감각처럼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며 그 여전함이 참 그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거기 있지 않을까 해요. 여전히 대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요.

 덜컹거리는 차를 친구삼아 다니던 그가 이제는 두 아이와 함께 진료를 다니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요크셔의 푸르른 초원에서 꽃과 풀이름을 맞추며 아버지와 함께 보낸 그 시간이 아이들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이겠지요. 아버지가 걷는 길을 뒤따라 걷고 싶어하는 아이들, 자신들이 학교에 가면 다시 외로워질 아빠를 걱정하는 다정함도 너무나 소중하더군요. 그때는 그런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절반만 알았다는 그의 회상도 딸이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을 반대했던 그의 고백도 담백하면서도 그 깊은 속내가 느껴지더군요. 그의 미래에 멋진 날들이기다리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저 역시 독서를 마무리했지만, 아쉬움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말 이대로 끝인가요? 일단 아직 못 읽어본 외전으로 아쉬움을 달래보고 그의 박물관이 있다는 대러비로 떠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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