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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거짓말 - 한국 언론의 오보를 기록하다
정철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월
평점 :
얼마 전에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을 보다가 흥미로운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왜곡된 뉴스 혹은 가짜 뉴스를 감시하고자 만들어진 곳인데, 그 사이트가
언급된 이유가, 어떤 기자가 오보를 내고서, 사실이 밝혀지자
그냥 기사를 삭제하는 것으로 대처를 했기 때문인데요. 사이트를 둘러보며, 사람들이 얼마나 잘못된 뉴스가 퍼지는 것을 걱정하는지 알 수 있었고, 오보나
왜곡된 정보를 전하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기자들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그래서
이번에 ‘한국 언론의 오보를 기록하다’라는 부제의 <뉴스와 거짓말>이라는 책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기록하다’라는 표현처럼 잘 정리되어 있는 수많은 오보들을 보면서
놀랍기도 했고, 심지어 저는 아직도 그렇다고 알고 있는 뉴스까지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 “조선은 자기 성찰의 용기를 보여라”에 인용된 한국 기자협회의 글이 기억에 남더군요. 물론 소제목 역시
그 글에서 인용된 것이기도 합니다. 바로 “조선은 더 이상
이 문제에 관해 언론의 자유를 운위하지 말라. 신문은 독자를 위한 공기이며 지면은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는 사회 전체의 광장일 뿐 언론사 경영주의 사유물이 될 없다”입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가 너무나 부실한 것이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언론사는 중립적이며 공공성이 있어야 하고, 특히나 사회적 책임을 크게 느껴야 하니 말이죠.
오보가
나오게 되는 다양한 이유도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에 ‘단독’이라는 유혹은 저 역시 기자라면 쉽게 빠지게 될 거 같기는 해요. 하지만
간단한 크로스체크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관했던 기자가 가해자의 호소에
간단한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오보를 내는 사람에 도리어 피해자가 사이버불링을 비롯한 2차가해를 받게
되는 사건도 있으니 말이죠. 물론 의도를 갖고 오보를 내는 경우도 많아서 걱정스럽기도 하더군요.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한다’라는 전략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흠집냈던 수많은 언론들, 그저 짤막한 사과로 과연 괜찮은 것인지 궁금하고요. 이전에 마치 실제 있었던 것처럼 특정 대학과 학번 학과까지 한정하여 학생의 명예와 인격권을 실추해놓고, 가공의 사실이였음을 법정싸움이 벌어지니 겨우 털어놓는 것도 놀랍네요. 어쩌면
오보는 피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것을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지느냐가 성숙한 언론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