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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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정말 놀라웠던 소피 드 빌누아지의 데뷔작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물론 그 내용은 제목에서 제가 일방적으로 느꼈던 반전 스릴러의 느낌과 다르게 경쾌한 느낌마저 들지만 말이죠. 이 책은 프랑스에서 큰 사랑을 받아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왠지 세가지 색: 블루에 나왔던 줄리엣 비노쉬가 잘 어울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프로필을 찾아보니 나이가 조금 안 맞을 거 같기는 하지만요.

예전에도 비슷한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끝은 새로운 시작과 맞물리기 쉽기 때문일까요? 모범생, 어쩌면 저도 주인공 실비 샤베르와 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네요.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이었고, 크게 어긋남 없이 성장했었죠. 물론 20대에 꽤나 방황도 하면서 그녀와 달라졌지만 말이죠. 그녀는 여전히 모범생인 채로 마흔다섯 살에 고아가 되어버렸는데요.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그녀가 스스로를 고아라고 한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저 역시 이십대에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무료하기도 했고, 외롭기도 한 그녀는 크리스마스에 자살을 결심하는데요. 심리치료사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심리치료사 역시 참 만만치 않은 분이었죠. 그녀의 계획을 말리는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해볼지 고민하다니 말이죠. 책 제목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 것 같죠.

하지만 그녀의 계획대로 이루어졌다면, 이 책이 그렇게 사랑받지 못했을 것 같아요. 놀라운 우연과 행운이 중첩되면서 그녀의 삶은 변해가는데요. 자살만이 자신이 갈구하던 영원한 평화를 줄 것이라고 믿었던 실비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바랬던 것은 누구나 그렇듯이 행복이었죠. 물론 극적인 사건들도 있었지만요. 그녀가 마치 온몸에 퍼져있는 작지만 소중한 모세혈관처럼 일상에 퍼져있는 작지만 소중한 행복으로 크리스마스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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