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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 - 심리치료, 그 30년 후의 이야기
로버트 U. 아케렛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심리치료사 로버트 U. 아케렛의 <어느 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 1957년 자신을 백작부인이라고 믿고 있는 나오미 골드버그를 첫 내담자로 만났던 그가 충분히 가질 수
밖에 없는 의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 내담자와 충분히 라포를 형성해야
했을 것이고, 그는 이를 헌신적이고 애정 어린 유대라고까지 표현합니다.
그렇게 함께 길을 걷다가, 어느 날 내담자가 진료실을 떠나면 그 이후의 이야기는 전혀 알
수 없으니 말이죠. 마치 서막만 있을 뿐 결말은 없는 책으로 가득 차 있는 기분이 들겠죠. 그래서 예순여섯 살이 된 그는 충분히 상대의 양해를 구하고, 5명의
내담자를 만나 마침내 어느 정도는 닫힌 결말을 가진 책을 갖게 됩니다.
정말
상상하기 힘든 문제를 안고 심리치료를 받게 위해 찾아온 내담자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들의 삶이 30여년이 흐른 지금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를 인간의
생존력으로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저는 심리치료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왜곡된 사고의 사슬을 끊어낼 방법이 없으니 말이죠. 물론 북극곰과 사랑에 빠졌던 찰스를 보며 그가 잃은
순수함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회가
원하는 윤리와 개인의 행복이 충돌할 때 느껴지는 딜레마라고 할까요? 아주 위험한 취향을 가진 내담자의
사례와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보면, 저자의 안타까움이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한 편의 소설 같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반사회적인 취향을 인정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또
걱정스러운 문제이기도 하죠.
이 책을 읽으며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다양한 정신분석이론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담자의 이상행동을 통해
그의 억압된 무의식을 탐구하고, 그러한 경험과 충동에 대해 내담자가 통찰력을 갖고 이해하여 결국 현실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는 심리치료라는 것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