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사연들 -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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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단어가 만들어지고 오랜 시간 사용되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무수히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신조어를 바라봐도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휘가 풍부하다는 것은 그 세계가 풍부하다는 말도 되지만, 나아가서 사람들이 거기에 공감하는 어휘 감수성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도 풍부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그런데 영어의 어휘가 풍부해진 이유 중에 하나를 수많은 어휘를 받아들이고 사용하면서 동의어가 발달했다고 추정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반갑더군요. 그래서 비트겐슈타인은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고 했고, <유의어〮반의어 사전>의 편자 김광해가 한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유의어를 많이 안다는 것은 어휘력이 풍부하다는 것과 함께 언어적 사고력이 뛰어난다는 것 뜻"

 물론 이 책에서 어떤 언어가 뛰어나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각자의 언어가 갖고 있는 특성이 있고,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에 담겨 있는 사연들을 통해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을 살펴보는 것이죠. 저는 콩깍지가 씌었다라는 말이 좋아요. 가끔 그 말을 해석해주고 싶어도, 딱히 설명하기가 힘들었는데요. 그 것을 살펴본 분이 있었다는 것이 좋기도 하고요. 콩을 털어내고 남은 껍질이 눈에 씌는 확률은 정말 낮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이런 표현을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유해온 것이 놀라운 것이라고 해요. 단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상황을 공유하거나 비슷한 연상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거든요. 고양이가 나비로도 불리는 것처럼 말이죠. 책을 보다 보니 왜 이런 표현이 생겨났을까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콩깍지처럼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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