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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가
마즈다 아들리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2월
평점 :
도시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성장하여 지금도
도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던 책이 바로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입니다. 그 부제가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가’이거든요. 도시의 삶에
100%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운전을 하다 보면, 가끔은 빌딩으로 둘러친 병풍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아서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제가 시골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자연을
즐기는 것과 자연에서 생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물론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골형 성격’, ‘도시형 성격’이
있고, 저는 도시형 성격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 있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도시의 삶은 바로 각박하다라는 말과 연결시키고, 전원생활을
마치 이상적인 것처럼 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현재
세계 인구의 50%가 도시에 살고 있지만, 2050년에는 70%가 도시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UN의 예측이 있어요. 그렇다면 도시의 삶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예전에 즐겨본 미국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Stress and the City’인데요. 사람들의 도시의 일상에 갖고 있는 편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과학적인 자료와 통계를 통해서 보니,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실질적인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상향이라는 것은 누구나 꿈꾸지만,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고 하잖아요. 이처럼 이상적인 도시는 존재할
수 없고, 도시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 역시 도시와 교류하며 변화를 주고받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할까요? 예전에 친구에게 자신이 사는 도시에 자전거 도로가 생기면서 교통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요. 도시를 만들고, 정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정서가
반영되고, 도시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과정이 빠지고, 그저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따르면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책에는 다양한 인터뷰 자료도 수록되어
있는데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를 인간의 존엄성이 구현되는 도시로 만든 엔리카 페냐로사의 말이 기억납니다. "도시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게 자기 안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