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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홀릭 1 - 내가 제일 좋아하는것은 몬스터
에밀 페리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사일런스북 / 2018년 10월
평점 :
독특한 혹은 그로테스크한 그래픽노블을 만났네요. 강렬한 표지와 또 그 표지로 그대로 만든 노트까지, 네 명의 여인이
절 바라볼 때는 솔직히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죠. 하지만 눈에 익을수록 그림이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동자에 비친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져 있지만, 왜인지
모르게 푸르스름한 피부 톤이 그녀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찌푸려진 미간과 경직된
표정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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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페리스의 <몬스터홀릭. My Favorite Thing is
Monster>은 캐런의 노트 혹은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것만 같아요. 줄이 쳐져 있는
종이에 그려진 그림도 그러하고, 클립으로 고정시켜놓은 듯한 메모처럼 다양한 장치가 그런 느낌을 주고요. 무엇보다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볼펜이나 연필을 사용한 그림이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몬스터를 좋아하는 캐런이 언데드를 꿈꾸며 늑대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그 내면에 쉽게 빠져들게 되네요. 소녀의 눈에는 ‘못되고 평범하고 따분하’기만 하고, 남들과 다른 것은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니까요. 여러 가지 면에서 차별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캐런과 가족이기에 그녀는 몬스터가 되고
싶을 뿐이죠. 이 작품에서 보이는 시카고의 모습은 너무나 혼란스러워서 그녀의 선택이 이해가 될 정도네요. 남들과 다른 것은 여전하겠지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척 받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질 수 있어서가 아닐까 하기도 하고요.
캐런에게
늘 검은 호밀빵을 주던 앙카가 살해 당하면서 캐런은 또 하나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앙카의
세상은 더욱 노골적으로 차별이 이루어지던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캐런이 앙카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며 나아가지만, 저는 그 흐름을
완전히 따라가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림의 독특함과 정교함이 시선을 뺏기도 했고, 몬스터와 사람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점점 더 혼란스러웠거든요. 나중에는
캐런이 보는 세상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했던 것 같아요. 앨리슨 벡델이 “좋은 의미에서 이 책 자체가 하나의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평을 했던데, 저는 어떤 의미에서든이라고 거들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