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로의 나무 일기
리처드 히긴스 엮음, 허버트 웬델 글리슨 외 사진, 정미현 옮김 / 황소걸음 / 2018년 10월
평점 :
자연을 통해 명상하고, 자연으로 인간의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그렇게 자연과 함께 살아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4권 분량의 일기를 남겼다고 해요. 리처드
히긴슨은 소로의 일기를 보며 어린시절부터 키워왔던 나무의 대한 사랑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소로가 나무와 걸었던 길을 뒤따라 걸어갔던 그는 소로의 일기에서 100편의 글을 뽑아 자신이 찍은
사진과 글을 더해 완성한 책이 바로 <소로의 나무 일기>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도 몇 컷 있고, 소로가 직접 그린 스케치도
더해 풍성함을 더하기도 했고요. 소로가 직접 스케치한 ‘소나무의
꼿꼿한 자세’와 거기에서 덕성을 읽어내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조선시대
선비의 문인화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저
역시 나무와 완전히 분리된 삶을 산 것이 아닌데, 왜 그렇게 훅훅 지나가는 풍경처럼 생각해왔는지 스스로
궁금해질 정도로 참 좋은 글들이 많았어요. 온갖 미사여구가 동원되는 것도 아니고 컬러풀한 사진이 더해진
것도 아닌데, 문장 하나하나마다 저 역시 그 풍경을 미루어 그릴 수 있을 것만 느낌은 무엇일까요? 나무의 나이테가 하나하나 늘어나듯이 소로의 시선 역시 한해 한해 깊어지는 것만 같더군요. 오래 바라보고, 살피고, 그렇게
사랑하다 보면 닮아가는 것일까요? 소나무를 자신의 인생의 상징으로 여겼던 소로는 점점 더 나무처럼 곧으면서도
유연해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왠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함께 할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자연을 닮아가면 가능한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로가 걸어간 길을 함께 하는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고요. 저도 자연을 조금 더 가까이 하면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