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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 글쓰기 특강
주성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씨네 21의 편집장 주성철의 <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이 책은 글쓰기와 인터뷰 같은 다양한 스킬이 필요한 영화기자로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집중하는 직업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기자의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멸종되어 가는 직업이라는 평이 나왔을 때는 안타깝기도 했는데요. 생각해보면 저도 한때는 영화잡지를 참 열심히 사 모았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쉽게 기사를 접할 수 있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이 열려 있어서인지 손이 잘 안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네요. 영화기자, 다른 분야의 기자들이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고 지원하기도 한다는데요.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대중의 선택을 받은 영화나 시상식의 선택을 받은 배우를 취재해야 하는 일도 많다고 해요. 영화기자의 진정한 즐거움은 완성된 작품의 형식으로 만나게 되는 대중과 달리, 영화가 진행중인 현장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가 개봉되면 때로는 30페이지가 넘는 단행본 분량의 보도자료가 전해진다고 하니, 요즘 말로 '복붙'을 하는 것만 같던 기사들이 넘쳐나는 이유를 알 것 같더군요. 차라리 현장을 조명해주는 방식으로 나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모방입니다. 시인 위스턴 휴 오든 역시 “혼자 힘으로 도제과정을 거치는 일”이라고 하며,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글을 소리내어 읽고 따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해요. 그렇게 따지면 글쓰기만큼 위대한 스승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분야는 없겠다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책에서 자신이 쓴 글을 소개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검사외전의 흥행에 붙여 쓴 글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영화적 윤리에 대한 고민”, “한국적 변형과 창조적 모방의 아슬아슬한 창작의 경계” 그리고 “괴물 같은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조금씩 사람 같은 영화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길”과 같은 표현들이 그의 글을 참 다채롭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적절한 비유와 함의를 통해 글을 더욱 유려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