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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들려준 이야기 - 호손의 인생 수업
너새니얼 호손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8년 9월
평점 :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집 <다시 들려준 이야기> 책 제목에는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이미 잡지 등에
기고했던 작품들을 다시 모아서 책으로 내면서, 그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의 대사에서 영감을 얻어 제목을
지었다고 해요. “인생은 두 번 들려준 이야기처럼 나른한 이의 귀를 거슬리게 하는군(Life is as tedious as a twice-told tale. Vexing the dull ear of a
drowsy man)”, 물론 저는 이 단편들을 처음 봤기 때문에, 전혀 거슬리는 면은
없었지만 말이죠.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을 때 즈음이면 저 역시 세상사에 둔감해진 나른한 사람이 되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책에는 총 3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단 7편만 수록되어 있는 것이 조금 아쉽고, 더 이어서 나올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부제를 ‘호손의 인생 수업’으로 잡고, ‘행복, 운명, 사랑, 미래, 가치, 진실, 낭만’이라는 주제로 분류하였는데, 사실 전 잘 연결이 안 되는 면이 많더라고요. 처음에는 애써 그 의미를 찾아보려고 노력했는데 대략 사랑에 수록된 ‘샘의
환영’ 즈음에 오니까 약간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환영처럼
만난 소녀를 사랑하게 된 남자가 “희망이 없다면 내 마음은 그 샘처럼 얼어붙고, 온 세상은 이 눈 덮인 언덕처럼 황량해져 버리고 말테니까.”라며
다독이는 부분,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가 도리어 낭만처럼 느껴졌거든요.
낭만에 소개된 ‘하이데거 박사의 실험’은 헛된
미래를 꿈꾸며 과거를 반복하는 느낌 때문에 도리어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딜레마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무엇보다도 미래에 소개된 ’예언의 초상화’야 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라는… 아무래도 저는 사랑이라는 것을
어떤 운명처럼 생각하기보다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죠. 어쨌든 도리어
이런 분류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문학작품이라는 것은 각자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에 위안을 얻어야 할 듯 합니다.
나다니엘 호손하면 ‘주홍글자’ 그리고
‘큰바위 얼굴’이라는 소설이 유명하죠. 이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들은 그의 초기작이라 그런지 작품마다 그의 개성이 살아 있고, 자신의 작품 세계의 방향을 탐구하는 느낌마저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다른 작품들까지 궁금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