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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들여다본 그리스 로마 신화 - 인간의 마음속에 감춰진 은밀한 욕망과 심리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8년 10월
평점 :
어린 시절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마치 전래동화처럼 느껴졌다고 할까요? 환상적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 어쩌면 그 것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회자되는 고전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 읽은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그리스 로마 신화>는 또 다른 눈으로 신화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예전에는
그들이 신이기에 더욱 자신의 욕망에 충실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했었는데, 어쩌면 그 시대를 지배하는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신이라는 존재에 투영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신화를 들여다보면 인간의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심리적 원형이 보인다고 저자가 설명하는 것에 더욱 공감이 됩니다. 특히나
아르고 원정대를 집단심리로 분석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헤라클레스가 위대한 영웅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
역시 여기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집단심리에 휘둘리지 않았던 것이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살펴보면 신이라고 해서 다 그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과 함께 읽은 책이 어린 시절의 성장환경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라서 그럴까요? 신들의 출생과 성장환경에 대한 글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혼외자식이라는 콤플렉스 때문에 상당히 규범집착형의 성품을 보이는데요. 이런 관점으로 살펴보니,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더 잘 이해가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오리온과 아르테미스의 관계를 아폴론이 방해하는 것이 잘 이해가 안되었어요. 하지만 어쩌면 서로가 같은 콤플렉스를 공유하며 성장해온 두 사람이기에 더욱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하더군요. 물론 그나마 신화 속의 인물 중에 정상으로 보이던 이유가 되기도 하고 말이죠.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아테네, 파도의 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
또한 태초의 신이자 밤의 여신인 닉스에게서 태어난 부조리한 성향의 여러 신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림 자료도 많고, 신화에 대한 설명도 풍부한 편이고, 또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더해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