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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이브스 3 - 5천 년 후, 완결
닐 스티븐슨 지음, 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9월
평점 :
과학적인 이론과 상상력이 어우러지는 ‘하드SF’, 그 동안 아이작 아시모프와 테드 창 그리고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을 좋아했었는데, 이번에 엄청난 내공을 보여주는 작가를 만나서 반갑네요. 바로 닐
스티븐슨입니다. 그는 1996년에 이미 ‘SF계 최고상’인 휴고 상을 수상했으니, 제가 도리어 늦게 알게 된 편인데요. 이번에 읽은 <세븐이브스>는 빌 게이츠가 권한 ‘반드시 읽어야 할 과학도서 11권’
중 유일한 소설이기도 하고, ‘아마존’ 선정 최고의 책이자, ‘타임’지 선정 10권의
책이기도 합니다. 저는 3편, 즉 ‘5천년 후’부터
읽었는데, 1편과 2편이 궁금해서 바로 주문을 했지만, 명절연휴라 배송이 늦어져 아쉽기만 하네요.
알 수 없는 이유로 달이 폭발하고, 그 잔해가 지구로 쏟아지면서 ‘하드레인’이 시작되는데요. 인류는
멸종을 피하기 위해 노아의 방주와 떠올리게 하는 ‘클라우드 아크’를
만들어 우주로 발사를 합니다. 우주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남은 생존자는 단 여덟 명, 그 중에 폐경기를 넘은 여성을 제외하고 일곱 명의 여성으로 다시 인류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바로 책 제목이기도 한 ‘세븐이브스’이죠. 일곱 개의 종족으로 발전하게 된 인류는 우주거주지에서 나름의
문명을 만들어나가고 그렇게 5천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 역시 사람들이 다시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서서히
변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구를 다시 살리기 위해 테리폼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 때도 사람들의 입장이 나뉘면서 대립을 하게 됩니다. 또한 지구에서
어두운 광산과 깊은 바다 속으로 대피하여 살아남은 디거와 핑거족이 등장하며, 자신의 입장에 따라 편가르기와
세력 다툼이 심화되게 되는데요.
예전에 은하영웅전설을 읽으며 드러나있는 미래 배경을 덜어내면, 그
속에 남는 것은 역사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븐이브스 역시 그러하더군요. 멸종을 피해 결국 우주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마치 인류의 역사를 압축하여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자신과 다른 생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 혹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발전해온 사람들과의 반목 그리고 이합집산, 끝없이 만들어지는 갈등은 마치 지금 다시 5천년 전의 지구가 재현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다행히 그 안에서 공존과 번영의 길을 찾아나가기에 안심을 했고, 어쩌면 우리 역시 그러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생기더군요. 물론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머릿속으로 바로 그려지지 않는 이야기들도 많고, 때로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학적으로
이 정도까지 구현은 가능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