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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 삶이 괴롭기만 한 당신에게 건네는 위로
미나미 지키사이 지음, 김영식 옮김 / 샘터사 / 2018년 9월
평점 :
조동종에 출가하여 20년간 수행을 해온 미나미 지키사이의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사실 저는 따듯한 위로가 되어주는책이 아닐까라고 앞서 생각했거든요. 아마 ‘삶이 괴롭기만한 당신에게 건네는 위로’라는 부제 역시 저의 생각을 강화시켜주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위로는 위로지만 상당히 염세적인 느낌을 받게 됩니다. 마치엄마의 따듯한 위로를 기대했다가, 아빠의 현실적인 조언을 받는 기분이랄까요? 책을 읽다가 어떤 분인지 보고 싶어져서, 유튜브를 통해서 방송에출연하여 ‘私とは何なのか’라는 주제로 대담을 하는 것을 하나봤는데, 정말 제가 그렸던 그 모습 그대로였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어쩌면 제가 그렇게까지 저자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는, 평소에 겉으로드러내서 많이 말한 적은 없지만, 속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책에서 그대로 읽어내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있었기 때문인 거 같아요. 특히나 자기의 결정과 전혀 관계없이, 그저‘태어나버렸지만’이라는 표현이 그러했어요. 20대 초반에 나름 삶의 위기에 부딪쳤을 때, 이런 고민을 얼마나많이 했던지요. 그런데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존재가 그 어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차라리우리는 그저 타인에 의해 태어나버린 것이고, 이름조차 스스로 정할 수 없는 존재였다고 생각한다면, 모두나 동일한 시작점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죠. 그리고그 이후의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수용하고, 또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조금더 삶이 덜 괴롭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지는 않아요. 도리어 그런 것들은‘경박한 처방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계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삶의 괴로움은 누군가의 위로로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일시적인 위로는 될지 몰라도, 근본적인해결책은 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그가치를 다시 쌓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기에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화두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