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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의 37년 단어 추적기
존 심프슨 지음, 정지현 옮김 / 지식너머 / 2018년 7월
평점 :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
1884년 초판 1권 출간
1928년 초판 12권 출간 (완간)
1989년 개정판(2판, 20권) 출간
2000년 온라인 사전 출범
2037년 개정판(3판) 출간 예정
총 21,728쪽, 60여만 어휘
“ 우리는 방대한 사전을 편집하는
방법을 계속 깨우쳐가고 있었다. (322p) “
‘역사 사전(historical dictionary)’이라고도 불리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편집장으로 37년간 재직한 존 심프슨의 <단어
탐정, The Word Detective> 처음에는 책 제목이 약간 은유적인 표현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는 진정한 단어 탐정 그 자체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컴퓨터가 없던 시절, 심지어 컴퓨터에 OED를 넣을 수 있을 거 라고 상상조차 못하던
그런 시절부터 세로형 수첩을 주머니에 넣고 돌아다니며 새로운 단어를 수집하여 사람들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정리하고,
그 단어를 추적하여 그 유래와 역사를 밝히는 일을 해왔습니다.
단어는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함께 확장되기도 하고, 변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간의 강 속으로 사멸되기도 하죠. 그래서 단어의 발달 역사와
사용방식을 기록하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는 또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요. 저희가
너무나 쉽게 사용하고 있는 ‘Aerobics’, ‘Crowdsourcing’과 같은 단어들도 그러합니다. 그래서 신조어를 기록하는 것도 나름의 엄격한 원칙이 있었는데요. 첫
번째 원칙인 10년 이상(5년 이상에서 늘어난 것이기는 하지만) 사용해 왔어야 한다는 원칙에서 어긋났지만, ‘유난히 두드러지는 신조어’이기에 등록이 된 단어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런 단어들은 한국에서도
한글로 대체되지 못하고, 그대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도 나름 어떠한 현상을 정의해야 하는 단어와 급변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하모니처럼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카드 철을 사용하여 사전을 만들던 그가 사전의 온라인화에까지 참여했으니, 그의
삶 자체도 사전의 역사와 연결되는 듯 하네요. 그렇게 사전에 푹 빠져 살았기에, 지금의 사전이 그에게는 얼마나 큰 설렘으로 다가올지 미루어 짐작이 되네요. 온라인으로
사전을 개정할 수 있고, 알파벳 순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관심사에 따라 검색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사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단어에 대한 설명도 적절하게 섞어주는데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가 소개한 단어 ‘blueprint’가 기억납니다. 사진술에서 시작된 이 단어가 적용범위를
확대하면서 미래의 계획을 뜻하는 단어가 된 것처럼 말이죠. 온라인 사전은 사전의 청사진이 아닐까 하거든요. 다음에는 그가 어떻게 온라인 사전을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책을 써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