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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왠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 공정하지 않은 세상을 향한 인류학 에세이
마쓰무라 게이치로 지음, 최재혁 옮김 / 한권의책 / 2018년 7월
평점 :
문화인류학자 마쓰무라 게이치로가 에티오피아와 일본을 오가며 느꼈던 이질감과 괴리감을 돌아보며 생각한 이야기를
담은 <나는 왠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저도 비슷한 감정을 가졌었던 순간들이 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제가 후원하고 있는 아이들의 가족이 한 달을 살아갈 수 있는 돈이, 저에게는 그렇게 크지
않은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때도 그렇죠. 아이들이 보내오는 편지에서, 자신이 크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도 말이죠.
작다면 작은 돈으로 누군가의 삶이 변화할 수 있고, 그 아이들이 성장하여 또 다른 아이의
삶을 변화시킬 힘을 키운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또 한 켠으로는 세상이 참 불공정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저는 저 멀리 떨어져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뿐이죠. 마치
여행을 가서 리조트에서만 지내다가 잠시 밖에 나가서 느끼는 이질감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더욱
에티오피아에서 현지의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았던 그의 글이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지만, 실제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다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거리감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꾸 사회의 문제를 나와 분리시키고, 나만 안락하게
살아가면 된다는 마음이 커지니까요.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이
것을 ‘구축주의’라고 말하는데요.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처음부터 당연히 그러한 것이 없고, 주변 환경과의
끊임없는 작용과 반작용을 통해 구축된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저의 지금 상태는 반작용이 전혀 없는 상태라는
것이죠. 그저 저에게 익숙한 것들의 영향을 받으며, 그 중에서
더욱 편안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편향이라고 할까요? 그 동안 제가 후원하는 아이들을 만나러 다녀오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단순히 그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서, 저도 그 곳의 삶에 잠시나마 함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책들을 통해서도 그런 힘을 쌓아가겠지만, 그 여행이 저에게는 중요한 계기가 될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