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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언어 - 강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지음 / 설렘(SEOLREM)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강이 정말 귓가에서 속삭이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그 표현은
강이 증발하거나 녹아버리거나 어디론가 흐르는 것처럼 생생하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한때는 구름이 떠가는 하늘이나 잔잔하게 흐르는 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것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마치 저를 둘러싸고 있는 대자연의 이치에 따른 순리가 느껴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의 <강의 언어>를 읽다 보면, 그 때의 감각이 조금씩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어요. 강이 들려주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강의 시선으로 보는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어긋나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학창시절 4대 문명에 대해서 배우면서, 큰 강의 유역에서 시작된다는 설명을 들었었죠. 그 때는 교역의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 큰 문명을 만들어내는데 기여를 했다고 기억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도리어 그 것이
끝없이 경쟁하고, 전쟁을 벌이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치 그것이 자신들의 운명인 것처럼 나아가던 인간들에게 또 하나의 주요한 경쟁상대랄까, 전쟁의 대상이 있었는데, 바로 자연이죠. 강이 흐르는 방향조차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막고, 바꾸고 있으니
말이죠.
책의 담고 있는 주제와 달리 이야기는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흘러갑니다. 세상
만물과 그리고 자연과 인간 사이의 중간계라고 할까요? 신과 요정과도 대화를 나누며 ‘어른들을 위한 특별한 동화 소설’이라고 절로 생각하게 해주고요. 배경 지식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다행히
뒤에 등장인물 소개가 있으니 이를 참조하고, 저는 검색도 꽤 했었는데,
그러면 더욱 이야기가 풍성하게, 은유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인간의 시점에서 자연을 바라보거나, 의인화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독특한 매력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 책과 짝이 되는 <나무의 언어>도 너무나 읽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