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히샴 마타르 지음, 김병순 옮김 / 돌베개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다 읽고 나니, ‘The Return: Fathers, sons and the land in between’이라는 부제가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그 감각들이 글로 잘 전해지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네요.

사실 저는 리비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와 아랍의 봄에 대해서 겨우 들어본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책에 금방 빠져들게 된 것은, 우리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또한 그가 이 책을 통해서 반체제운동을 하다 투옥 중에 사라진 자신의 아버지의 작은 흔적이나마 찾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부모님이란 그런 존재니까요.

저 역시 책을 읽으면서, 리비아에 대해서 꽤 많이 알게 되고, 알아보게 되었는데요. 2차 세계 대전 이후, 중동에 등장한 신생 국가 중에 리비아가 있었다고 해요. 석유생산국인만큼 부존자원이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이지만, 1969년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수립되고, 카다피의 독제체제가 40여년을 이어오게 되죠. 반정부시위인 아랍의 봄을 통해 카다피가 실각하지만, 독재정권시절에 실질적으로 후계자로 활동했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개인의 성공, 그리고 시를 사랑하던 자신의 삶마저 뒤로하고 반체제 운동을 하던 아버지는 가장 악명 높은 교도소라는 아부살림에 수용되는데요. 아버지가 체포되기까지 남아있던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초도, 또 가까스로 탈출을 했지만 체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가족들도 참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그 시간 동안 희생당해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도요. 카다피가 죽어도 돌아오지 못했던 아버지, 그래서 1996년 아부살림에서 벌어진 학살에 희생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그의 마음이 얼마나 무너지고 있을지는 미루어 짐작조차 할 수 없네요. 담담하게 자신의 여정을 기록하고 있기에 그가 보여주는 리비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어쩌면 미래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모습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던 거 같아요.

이 책의 저자 히샴 마타르는 리비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온 자신의 가문의 이야기를 담은 <귀환>을 통해서 일차적으로 묻고 싶은 것은 아버지에 대한 것이겠지만, 어쩌면 궁극적으로 묻고 싶은 것은 리비아의 선택이 아닌가 해요. 이탈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 독립운동을 했던 할아버지 그리고 외교관으로 사업가로 승승장구하지만 카다피의 실체를 파악하고 저항의 길을 선택한 아버지의 아들답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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