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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끝에서 개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
다키모리 고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하는데요. <고독의
끝에서 개가 가르쳐 준 것>이 딱 그런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펫 테라피스트, 펫 간호사 자격증 소유자라는 조금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 다키모리 고토라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저는 작가의 전작을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에 등장한 히로무의 어린 시절이 담겨 있는 책이기도 해요. ‘내가 죽어도 슬퍼할 가족이 없다’라는 말을 가볍게 할 수 있는
11살 소년 히로무는 어린 시절부터 시설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와
함께 1화 ‘하늘을 모르는 개’를 유괴하게 되는 인물은 바로 미치 씨 입니다. 50세에 조기 퇴직하고
세상을 부유하며 살아가던 전직 경찰 미치는 히로무와의 인연이 이어지면서 이동 도서관 관장이 되었는데요. 이제는
함께 짧은 줄에 묶여서 고통 받고 있는 고로를 유괴하는 모험(?)까지 펼치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고로를 걱정하는 히로무에게 ‘운명이다’라고 답했던 미치였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타인이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미치 역시 곧 깨닫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3편
‘나의 K-9’에서 미치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더욱 강하게
다가왔는데요. 제가 쓰고도 상당히 모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개를
가둬놓고 그 개의 운명이 그러하다 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미치 역시 자신이 지고 있는 마음의 빚을
그런 식으로 접근하게 된 거 아닐까 합니다.
총 3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각각의 이야기에는 각각의 개들이 등장합니다. 1편에서는 하늘을 모르는 개, 고로가 나오고요. 2편에서는 세발의 영웅 감다가 등장하죠. 3편에서는 미치와 인연이 있었던 K-9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요.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개들이 중심이 되고, 그 주변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접점이 없을 듯 했던 사람들이 연결되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참 흥미로웠어요. 물론 다른 의미의 추천사였지만 ‘성기게 뜬 목도리’같은 느낌이 들 정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어요. 그 속에서 세상 끝에 홀로 서있는
것 같은 막막함에 사로잡혀 있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 모습이 참 따듯하게 느껴지더군요.
전작도 읽어보고 싶고,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올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