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투 더 레터, TO THE LETTER> 서간집과 유명한 문인들의 편지뿐 아니라 우편제도가 어떻게 발달하였는지,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빨간 우체통은 누가 만든 것인지, 그리고 잘 못된 표기나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을 봉투에 써놔서 보내지지 않았던 배달불능 우편물에 대한 이야기까지 역사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는데요. 그 중에 레지널스 브레이라는 인물은 영국의 우편배달 체계를 실험했다고 할까요? 요즘의 개념으로 보자면 택배와 퀵서비스 그리고 심부름센터의 느낌을 주는 우편물을 보내기도 했는데, 배달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나름 도전해보는 느낌이었죠. 심지어 그는 기록된 것으로만 찾아보자면 산타클로스에게 우편물을 보내고자 했던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더군요.

물론 유명한 인물들의 편지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보장된 즐거움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의 편지가 출판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약간의 조작도 불사했던 인물들도 있었지만, 그런 것에 민감했던 작가들도 있었어요.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테드 휴즈가 그런 경우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고 있고, 이전에도 편지를 모아놓은 책들을 몇 권 읽으며 즐거워했었는데요. 그렇지만 편지라는 것은 지극히 사적이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담겨 있기 쉽다는 것을 제 경험을 통해서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제인 오스틴이 편지를 쓰다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에 부끄러움을 표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지극히 건조한 문체를 유지했던 이유도 비슷한 걱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기도 하고요.

전자우편이 발달하면서 일단 저부터도 편지를 거의 안 쓰게 되는데요. 문득 물론 책에서는 편지 형식에 미흡하다는 평을 받은 서기 105년의 빈돌란다 편지가 떠오르더군요. 얇게 저민 나무조각에 쓴 편지엔데요. 요즘의 트위터처럼 정해진 공간에 자신이 전해야 할 내용을 적어놓은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서간문학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질지 몰라도, 왠지 편지의 형태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재미있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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