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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평점 :
《어린이라는 세계》
이 책의 저자 김소영 작가는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하다 지금은 독서교실이라는 어린이 교육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느껴지지만, 책에선 사랑으로 가르치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했다.
책은 1부, 2부, 3부 세 파트로 나눠져 있지만, 파트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아이들과의 에피소드, 작가의 생각과 행동, 결국 아이들을 존중하는 글들이다.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의연 중에 소외시키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다. 또한, 교육에서도 아이의 개성, 개별성은 무시한 채, 몇 학년이면 어떻게 행동해야 되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사고해야 된다는 것이 교육이다. 이것은 아이를 자율성이 아닌, 타율성에 의존하게 되고 무능하게 만든다.(이건 책 내용은 아니고, 세바시에 어떤 대학 철학과 교수의 말..)
다시 책으로 가서, 아이들의 착한 마음씨를 이용한 범죄,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걸 도와달라거나 짐 옮기는 걸 도와달라는 식. 아이들은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착한 어린이가 되려고 애쓰다 멍드는 어린이들..
또, 내가 읽는 책에서 언급될 때마다 나도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하는 취지에서다. 바로 '노키즈존'이다. 물론 노키즈존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분명 어린이 손님으로 골치 아픈 일이 있었을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하는 행동, 보호자가 그것을 제지하지 못할 때 눈살 찌푸리는 다른 손님들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사장(점주)의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고 어린이 손님을 원천 봉쇄해서 거부하는 것은 명백히 차별이다. 솔직히 아이들만 시끄럽나?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내리고 떠나가게 떠드는 젊은 여성들, 나이 든 남성들은 주변에 없는지 생각해 보자. 그렇다고 그들에게 눈살 찌푸리며 눈치를 주었던가.. 점주가 '30대 여성 출입 금지' '60대 남성 출입 금지'할 건가? 이 식당은 금연구역이니 '담배를 피우든 안 피우든 흡연자는 출입 금지'라고 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저렇게 써 붙였다간 가게 문 닫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육아서처럼 지식 습득이라던지 정보 전달의 책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지내는 생활 속의 에피소드를 통해 지금의 나의 행동을 대입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내가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인지 아이를 생각하고 하는 행동이 더 역효과를 내는 건 아닌지 이게 말은 쉽지 말처럼 안되는 게 육아인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전반적으로 배울 점이 많다.
초등학교 자녀(특히 저학년)를 둔 부모는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p.32 착하다는 게 대체 뭘까?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상냥하다'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실제로도 그런 뜻으로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어른들의 말과 뜻을 거스르지 않는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p.45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