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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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루클린,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맘동네'에 가입한 엄마들, 온라인으로 만남을 가졌던 그녀들이

유모차를 끌고 브루클린의 공원 버드나무 아래 잔디밭에 모여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진다. 그리고 이들의 모임명은 '5월 맘' , 그 명칭대로 모두 5월에 첫 아기를 낳은 엄마들이다.


이 초짜 엄마들은 어느날 저녁 아기들은 남편이나 베이비시스터에게 맡겨두고 엄마들끼리 술집에서 만나 기분전환을 위한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한 엄마의 생후 6주 된 아기가 자택의 아기침대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소설은 이후 2주간의 범인 추적과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임신을 하는 순간 '엄마' 라는 호칭의 무게를 느끼게 되는 여성들, 그리고 출산과 함께 '퍼펙트 마더'라는 지향점(?)을 자의든 타의든 갈구하게 되는 그녀들... 그 중에 나도 끼어있었기에 이 소설은 좀 더 숨죽이며 읽어나갔던 것 같다.


생애 처음으로 경험하는 육아라는 노동(?)에 숨막힌 그녀들이 택한 하룻밤의 일탈이 끔찍한 악몽이 되어버린 순간, 이제 언론에서도 세상에서도 그녀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가 않다. 그리고, '자격 없는 엄마들'이란 꼬리표를 달게 된다.


온라인은 통해 만남을 시작했던 엄마들은, 사라진 아기와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한 명 한 명의 인적사항, 실체, 비밀들이 밝혀지고 그 과정에서 범인의 실체는 더 오리무중, 점점 공포가 죄어온다.


사건을 풀어 나가는 과정은 경찰이나 언론을 통해서라기 보다는 함께 그 밤을 같이 했던 엄마들의 연대와 추적을 통해 이루어 진다.

아마도 함께 첫 아이를 낳고 그 경험을 공유하던 이들이기에 정말 '남같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중간 중간 저자가 아이를 낳은 엄마의 마음, 처한 현실들, 직장맘들의 고충을 잘 아는 듯한 대사와 묘사를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여성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좀 더 몰입해 읽혀지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소설에는 육아휴직, 직장내 흑은 사회 기관내 권력관계로 인한 여성들의 미투라든가 낙태 등 여성 관련 사회적 이슈 등이 녹아 있어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소설은 심리 스릴러이다. 완벽하지 못한 엄마이기에 더더욱 공포감을 가질 수 있으며 , 우리 현대 사회가 여전히 우리 여성들에게 거는 끝없는 '모성'에 대한 기대가 더욱 무섭게 느껴지게 한다.


탄탄한 스토리와 치밀한 구성, 그리고 놀랄만한 반전에 기대없이 읽은 이 소설에 몰입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여성 독자들에게 더 반응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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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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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가"

책을 펼쳐들어 처음 맞닥드린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사실 올해 초 방황아닌 방황(?)을 했던 나의 화두였기 때문이다. 몇 달간의 나름의 방황 끝에 내가 내린 잠정적 결론은 '삶에는 특별한 의미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도 '삶이 의미없다'는 우디 앨런의 말을 인용하며 내용 전개를 시작한다. 저자는 우디 앨런과는 다른 의견이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삶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도구주의에 매몰되었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관점들을 받아들여 불안과 허무에서 벗어나 진짜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 갈 것을 제시한다.


저자가 철학적 통찰을 통해 제시한 10가지 관점은

'선, 존엄성, 약속, 자기, 진실, 책임, 사랑, 용서, 자유, 죽음' 으로

소크라테스, 니체, 데리다, 로이스트루프, 머독 등의 철학자들의 사상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 10가지 관점은 실용성의 관점에서 보면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무척 쓸모 있는 형태의 쓸모 없음이다.

저자는 이러한 가치들을 소설과 영화, 일상 속 다양한 예시를 통해 살펴보여 준다.

"용서에 대한 데리다의 해석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줍니다. 첫째, 용서는 무조건적이라는 것입니다. 용서가 수단이 된다면 더이상 용서일 수 없으니까요.

둘째, 용서할 수 없는 것만 용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오늘날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을 상호성과 대칭성, 예컨대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는다는 논리로 이해합니다. 반면 용서라는 개념은 관계가 상호적이고 대칭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명백히 도전합니다.

... " 네가 용서를 구하고 앞으로 달라지겠다고 하면 널 용서할게" 라는 식으로 조건이 붙는 용서는 진정한 용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193쪽


여러 철학자의 사상중 '죽음'에 대한 내용이 가장 와 닿았다.


"철학은 죽기를 배우는 일이다"(소크라테스),

"죽는 법을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몽테뉴)

"죽음을 이해할 때, 우리는 진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아이리스 머독)


"죽음이 우리를 어디에서 기다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모든 곳에서 죽음을 찾자. 죽음을 미리 생각하는 것은 자유를 미리 생각하는 것과 같다. 죽기를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 삶을 잃어버리는 일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삶에서 나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죽는 법을 아는 것이 우리를 모든 굴종과 속박으로부터 구원한다." - 230쪽


"지금 당신에게 엄청나게 중요해 보이는 것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성취했고 성취하고 싶은 모든 것, 살아가며 맺어온 모든 관계, 일상적인 온갖 사건과 걸림돌과 걱정도 당신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이 짧은 삶을 왜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에 보내는가? 우리 존재는 밤에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와 같다. 삶은 잠시 훅 타오르고 나면 사라진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도 큰 영감을 주는 생각이다. 당신은 바로 이곳에 매우 짧고 집약적으로 머문다. 그런데 왜 당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는가? " - 234쪽



이 책은 어느 정도 익숙한 철학자들의 사상부터 로이스트루프와 머독 등 처음 소개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접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자신만의 인생철학이 되어줄 수 있는 여러 가치들을 다루어 주고 철학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었음에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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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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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릉 『초크맨』이라는 스릴러물로 전세계 40개국을 매혹시킨 작가 C. J. 튜더의 두 번째 작품이다.

평소 공포 스릴러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두 번째 작품 <애니가 돌아왔다> 에 대한 많은 찬사에 호기심이 일어 읽어 보게 되었다.




배경은 폐광촌으로 남은 작은 마을 안힐.

여기에 엄마가 아들을 처참하게 살해하고 자살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사건이 발생했던 그 집에 세들어 살겠다고 나타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이 마을 출신의 영어 선생님 '조 손'이다.

그가 20년만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한 통의 메일 때문.

'나는 네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 그리고 그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

20년전 조손의 여동생 애니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진실을 쫓는 조 손과 밝혀지는 진실들.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





두 번째 작품을 쓴 신인작가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소설이었다.

작품의 초입부터 마지막 장까지 지루함을 느낄 틈도 없이 어느새 쭉 읽어나가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이며, 소설 속 사건의 단서들을 하나씩 밟아 연결해내는 구성이 치밀하다.

소설 도입부부터 강렬하며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 막판의 극적 반전까지 독자들이 한번 손에 잡으면 정말 그 결말을 알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또 소설 한문장 한문장이 쓸 데 없이 장황하거나 영양가 없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등 다양한 요소들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었고,

음산한 분위기와 신비주적 요소 등이 이 여름에 더위를 이겨내며 즐겁게 독서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작 <초크맨> 출간 당시 이미 후속작 <애니가 돌아왔다>를 완성시켜 두었었다고 했는데

이번 역시 세 번째 작품이 이미 완성되어져 있다고 한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전작 <초크맨> 부터 세 번째 나올 작품까지 작가의 작품이 기대가 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이며, 오랜만에 집중해서 재밌게 읽어 낸 소설로 무더운 여름에 읽기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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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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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매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선정되어 온,
<오프라 윈프리 쇼>의 진행자이자 제작자인 오프라 윈프리.


오프라 윈프리는 2011년 <오프라 윈프리 쇼>를 은퇴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채널을 설립한 후
'슈퍼 소울 선데이(SUPER SOUL SUNDAY)'라는 토크쇼를 제작했다.


이것은
현재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각계각층의 명사들을 초청해 솔직하고 통찰력 있는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들과 허심탄회하게 나눈 대화 중 인상깊은 말들,마음에 감동을 주고 깨달음을 준 말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이 책 <위즈덤>으로 펴내었다.


양장본의 앞표지가 너무나 예뻐
읽을 때마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아껴 읽게 되는 책이었다.


책 목차에서 보듯
이 책은 영적 깨달음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저자가 명사 80인과 나눈 대화를 통해 직접 경험한 깨달음의 순간들, 좌절과 고통을 극복하고 새롭게 살아가게 된 계기, 구도의 길을 떠나 얻은 삶의 지침들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깨어 있음'

'의도'

'마음챙김'

'용서'

'사랑과 연결'


키워드만으로도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지혜로운 말들이

인상적이었으며


오프라 윈프리 자신의 산타바바라 집과 주변 사진들도

책에 함께 실려있어

아름다운 자연의 장면들을 느끼는 기쁨도 있었다.

약간은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기도 하며,

또 잔잔한 깨달음의 순간이 참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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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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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는 엄마와 단둘이 지내는 초등학교 6학년생 소녀 '다나카 하나미'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5편의 연작 단편이 실려 있다.


주인공 소녀 '다나카 하나미'는 아빠의 존재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엄마 역시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넘겨버리곤 한다. 그래서 그녀는 아빠가 범죄자로 지명수배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길가다 경찰서 벽보판 지명수배범 사진을 유심히 보기도 한다.

다나카의 엄마는 가족도 남편도 없이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막노동을 척척해내며 가난하지만 유쾌하게 딸 다나카와 함께 살아간다.



5편의 연작 단편들은 주인공 소녀 주변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이혼해서 재혼한 부모님은 둔 친구가 친아빠를 만나는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고,

엄마가 재혼할 기회가 무산되자 자신이 있어서 그렇다며 절망을 하기도 하고,

친구와 놀이동산을 가기위해 자판기 거스름돈을 주워 모으다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두모녀는 침울하지 않고 늘 씩씩하다.

넉넉치 않은 형편에 두 모녀가 저렴한 식료품집이나 슈퍼마켓에서 반값 스티커가 붙은 식료품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딸의 친구 '신야', '신야'는 입시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며 다리 위에 서있었다.

모녀는 '신야'를 집으로 데려가 반값 스티커가 붙여진 여러 음식들을 펼쳐 놓고 '신야'의 사립중학교 입학을 축하해준다. 그리고 '신야'는 긍정의 기운을 얻고 다시금 살아갈 용기를 낸다.



"슬플 때는 배가 고프면 더 슬퍼져. 괴로워지지. 그럴 때는 밥을 먹어. 혹시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슬픈 일이 생기면 일단 밥을 먹으렴. 한 끼를 먹었으면 그 한 끼만큼 살아. 또 배가 고파지면 또 한 끼를 먹고 그 한 끼만큼 사는 거야. 그렇게 어떻게든 견디면서 삶을 이어가는 거야." -266쪽, 「안녕, 다나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예쁜 소설을 만나니 읽은 후 마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다.

가난하고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두 모녀이지만 언제나 여유롭고 밝으며 유쾌한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일찍 철들어버린 주인공 소녀의 모습에 내 어린시절을 비추어보기도 하고 뜻밖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소설집의 작가는 2003년생 만 15세의 소녀라고 한다. 초등학교 4, 5, 6학년때 3년에 걸쳐 일본 대표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에서 주최하는 '12세 문학상'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최연소 천재 작가'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 작품은 14세때 출간한 것이며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이 소설집에서 다루는 주제나 소재들, 그리고 10대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고 전하는 정서들이 참으로 수려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작품이 전반적으로 통통 튀는 느낌에 맑고 투명한 느낌마저 든다.

작가의 앞으로의 작품들도 기대가 된다.


작품에서 두모녀가 전하는 작은 희망의 씨앗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 속에서도 꽃피우고 열매 맺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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