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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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가"

책을 펼쳐들어 처음 맞닥드린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사실 올해 초 방황아닌 방황(?)을 했던 나의 화두였기 때문이다. 몇 달간의 나름의 방황 끝에 내가 내린 잠정적 결론은 '삶에는 특별한 의미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도 '삶이 의미없다'는 우디 앨런의 말을 인용하며 내용 전개를 시작한다. 저자는 우디 앨런과는 다른 의견이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삶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도구주의에 매몰되었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관점들을 받아들여 불안과 허무에서 벗어나 진짜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 갈 것을 제시한다.


저자가 철학적 통찰을 통해 제시한 10가지 관점은

'선, 존엄성, 약속, 자기, 진실, 책임, 사랑, 용서, 자유, 죽음' 으로

소크라테스, 니체, 데리다, 로이스트루프, 머독 등의 철학자들의 사상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 10가지 관점은 실용성의 관점에서 보면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무척 쓸모 있는 형태의 쓸모 없음이다.

저자는 이러한 가치들을 소설과 영화, 일상 속 다양한 예시를 통해 살펴보여 준다.

"용서에 대한 데리다의 해석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줍니다. 첫째, 용서는 무조건적이라는 것입니다. 용서가 수단이 된다면 더이상 용서일 수 없으니까요.

둘째, 용서할 수 없는 것만 용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오늘날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을 상호성과 대칭성, 예컨대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는다는 논리로 이해합니다. 반면 용서라는 개념은 관계가 상호적이고 대칭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명백히 도전합니다.

... " 네가 용서를 구하고 앞으로 달라지겠다고 하면 널 용서할게" 라는 식으로 조건이 붙는 용서는 진정한 용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193쪽


여러 철학자의 사상중 '죽음'에 대한 내용이 가장 와 닿았다.


"철학은 죽기를 배우는 일이다"(소크라테스),

"죽는 법을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몽테뉴)

"죽음을 이해할 때, 우리는 진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아이리스 머독)


"죽음이 우리를 어디에서 기다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모든 곳에서 죽음을 찾자. 죽음을 미리 생각하는 것은 자유를 미리 생각하는 것과 같다. 죽기를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 삶을 잃어버리는 일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삶에서 나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죽는 법을 아는 것이 우리를 모든 굴종과 속박으로부터 구원한다." - 230쪽


"지금 당신에게 엄청나게 중요해 보이는 것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성취했고 성취하고 싶은 모든 것, 살아가며 맺어온 모든 관계, 일상적인 온갖 사건과 걸림돌과 걱정도 당신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이 짧은 삶을 왜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에 보내는가? 우리 존재는 밤에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와 같다. 삶은 잠시 훅 타오르고 나면 사라진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도 큰 영감을 주는 생각이다. 당신은 바로 이곳에 매우 짧고 집약적으로 머문다. 그런데 왜 당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는가? " - 234쪽



이 책은 어느 정도 익숙한 철학자들의 사상부터 로이스트루프와 머독 등 처음 소개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접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자신만의 인생철학이 되어줄 수 있는 여러 가치들을 다루어 주고 철학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었음에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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