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읽는 걷기책 (플라스틱 특별판, 스프링북) - 잘못된 걷기 습관을 고치는 '걷기 119' 플라스틱 포켓북
이강옥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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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자주 걸어야 하는데, 바쁘다고, 공기가 나쁘다고, 지금은 피곤하다고 하면서 거의 걷지 않았습니다. 배가 나오고 체중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다 걸어야만 되는 상황이 왔습니다. 집을 이사해서 사무실과 집의 거리가 걸어서 약 25분 정도 걸립니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인데, 지하철을 타거나 자가용으로 움직이기가 애매합니다. 차라리 걸어서 출퇴근하리라 마음먹었을 때,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걷기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하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 배운 바를 정리해 봅니다. 두 발로 지속적으로 걷는 일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걷기는 인간이 하는 가장 완벽한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걷기 운동으로 성인병의 8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발은 52개의 뼈와 66개의 관절, 40개의 근육, 82개의 인대로 이루어졌다고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걸을 때 피를 심장 쪽으로 올려주기에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답니다. 한편, 달리기보다 걷기가 에너지를 더 사용하면서도 발과 무릎에 충격이 덜합니다. 물론 올바른 자세로 걷는다는 전제 아래서 그렇습니다. 바르게 걷기 위한 포인트는 몸이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매달려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네를 타듯, 발바닥 구르기로 걸어야 합니다. 다리가 아니라 허리로 걷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보폭도 중요합니다. 넓은 보폭은 건강의 상징이고, 좁은 보폭은 노화나 병약함의 상징입니다. 걷기 속도가 느린 사람은 사망률이 77%인 반면, 빠른 사람은 27%입니다. 보폭과 속도를 도표로 보여줍니다. 건강 증진을 위한 걷기는 20초에 40보,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20초에 45보, 체력 증진을 위해서는 20초에 50보를 걸으라고 합니다. 실제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휴대폰의 스톱워치를 사용해 재어보았습니다. 20초에 45보, 생각보다 빠른데요. 호흡도 새롭게 배웠습니다. 4대 1호흡법을 실천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3보까지 들숨, 4보에서 날숨을 쉬는 것이 요령입니다.

 

저자는 걸으면 비만, 고혈압, 당뇨, 간질환, 치매에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내가 삼 주째 걷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3.5kg 감량을 했고, 뱃살도 줄어들어 바지가 편안 합니다. 약한 고혈압이 있고, 당뇨 수치는 경계선에 와 있다고 조심해야 한다고 의사가 경고했습니다. 아직 병원에서 재어보지는 않았지만, 몸으로 조금 가벼워졌음을 느낍니다. 이 책은 걸을 때 상당히 견디기 힘든 '데드 포인트‘(Walking Dead Point, 死點)에 이르고 그 단계를 지나면 ’세컨드 윈드‘(Walking Second Wind)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혈액이 머리 아래쪽으로 내려와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입니다. 걸어보니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는군요. 이번 주말에는 한강 둔치를 아내와 함께 걸어야겠습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중년의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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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 점 - 일상을 선물로 만드는 그림산책
이정아 지음 / 팜파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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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게 팍팍합니다. 일 자체보다 인간관계가 힘듭니다. 선배는 선배대로 후배는 후배대로 내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지루한 업무, 항상 마주하는 사람들, 반복되는 일상에 설레임도 없이 그럭저럭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삶이란 본래 이렇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제쳐두고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로받고 싶습니다. 이런 나에게 조금은 게을러도 좋다고 다독이는 책이 나왔습니다. <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 점>, 멋집니다. ‘일상을 선물로 만드는 그림산책’이라는 부제도 마음에 듭니다.

 

이 책에 나오는 그림과 저자의 글이 내 마음을 다독여 줄 거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봅니다. 먼저, 겉표지의 그림에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윌리엄 헨리 마겟슨의 <주부>라는 그림입니다. 화사한 꽃무늬의 푸른 색 옷을 입은 청초한 여인이 샐러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창틀에 있는 화분에는 빨간 꽃이 피었네요. 깔끔하게 설거지해서 단정하게 정돈된 접시와 컵은 고풍스러운 목재 가구와 잘 어울립니다. 목선이 예쁜 이 여인은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분명 남편일 것입니다. 저자 이정아는 이 그림에서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끄집어냅니다. 커피를 내리거나 요리를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너무 거창한 것을 꿈꾸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 쉽게 지치고 탈진합니다. 소소한 일상을 느끼는 것이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지혜로운 방법이지 싶습니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해먹>, 피에르 보나르의 <햇빛을 받고 있는 누드>,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비 내리는 예르>를 보면서 그냥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루를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밀한 휴식, 달콤한 게으름, 깊은 고독이 그립습니다. 저자의 글을 꼼꼼히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자는 그림을 한 점 한 점 보여주지만 그림에 대해서도 양념식 설명뿐, 일상의 가벼운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자의 글에는 남자인 나도 푹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나도 철학이나 역사 같은 인문학 책들을 좋아합니다. 이런 책들은 지성의 만족을 주지만 때로는 심신을 피곤하게 합니다. 그럴 때면 음악책이나 미술책들을 들여다보는데, 어느새 그림이나 음악을 즐기기보다 미술가나 음악가의 삶과 사상, 시대적 의미 등을 공부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못 말리는 구제불능의 ‘머리형 인간’입니다.

 

이런 나에게 <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점> 같은 책이 필요합니다. 이런 책은 마음을 가볍게, 영혼을 맑게 합니다. 저자의 글은 칼럼니스트답게 맛깔스럽습니다. 조르주 드 라 투르의 <점쟁이>를 보여주면서 처녀 때 친구 따라 점을 봤던 이야기를 합니다.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에서는 하이힐의 유혹을, 폴 세잔의 <세잔 부인의 초상>에서는 아줌마에 대해, 유진 드 블라스의 <새로운 구혼자>에서는 여자들의 수다에 대해 말합니다. 아우구스트 마케의 <패션상점>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에스프레소 머신을 산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어느새 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집니다. 교양 있는 여자들의 수다는 치유의 능력이 있는 듯합니다. 햇살 잘 들고 바람 살랑이는 침대에 누워 이런 책을 뒤적이다 잠에 빠지면, 육체도 영혼도 제대로 된 휴식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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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감정 수업
찰스 스탠리 지음, 김진선 옮김 / 아드폰테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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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매사에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처리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나 자신에 대한 이런 평가가 한 순간에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내와 다투고 나면 나는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사실 나는 말다툼하는 순간에는 감정을 억제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오히려 다툼이 끝난 후, 나는 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아무 일도 못하곤 합니다. 그래서 아내와의 서먹한 감정을 꽤 시간이 흘러야 해결되고, 그 동안 나는 너무나 힘들어 합니다. 나 또한 크리스천으로 성경말씀도 읽고 기도도 하며, 예배에도 참석합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힘들 때면 크리스천으로 행하는 모든 종교적 행위들이 공허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감정은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찰스 스탠리 목사님의 <크리스천 감정수업>을 보는 순간 강하게 끌렸습니다. 앞표지에 있는 원서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Emotions: Confront the Lies. Conquer with Truth>, <감정: 거짓에 맞서고, 진리로 승리하라> 이정도 번역이 가능하겠는데요. 스탠리 목사님은 1강에서 먼저 구원에 대해 긴 설명을 합니다. 왜냐하면 근본적인 죄의 문제를 해결 받지 않으면, 하나님과의 교제는 시작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부정적 감정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상한 감정을 다루기 위한 다섯 단계를 말합니다. (1) 거듭나기, (2) 사고방식 점검하기, (3) 성경읽기, (4) 기도하기, (5) 당장 변화가 없더라도 견디기. 스탠리 목사님은 감정의 문제는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합니다. 나도 동감입니다. 우리 집 강아지는 태어 난지 얼마 되지 않아 뒷다리를 다쳐 큰 수술을 했습니다. 이미 다 나아서 지금은 잘 뛰고 잘 놉니다. 그런데 어미개가 된 지금도 목욕시킬 때 뒷다리를 만지면 으르렁거립니다. 어릴 때 상처가 계속 그런 반응을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감정과 사고방식을 점검하고 직면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자는 당장 변화가가 없어도 견디라고 말합니다. 2강에서는 주님이 왜 우리에게 감정을 주셨는지 정리해 줍니다. (1) 인생을 충만히 누리도록, (2) 서로를 이해하도록, (3) 하나님의 마음을 알도록! 감정은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하나님의 복된 선물이군요. 그러니 감정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습니다.

 

스탠리 목사님은 3강부터 9강까지 우리 안에 있는 상처, 두려움, 근심과 불안, 분노, 절망,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다룹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써먹을 뭔가 참신하고 실용적인 가르침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듯합니다. 하지만 나는 인스턴트식 처방보다 본질을 다루는 이런 조언을 훨씬 좋아하고 신뢰합니다. 저자는 감정에 관한한 어느 것도 한 번에 바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문제의 본질을 확실히 붙잡아야 할 것입니다. 결국 10장에서 감정적인 곤경은 우리에게 큰 축복일수 있음을 말합니다. 마음의 상처와 역경은 모든 필요에 주님을 의지하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며, 주님을 섬길 사역을 준비시켜 줍니다. 스탠리 목사님은 자신이 청년시절 식당청소를 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많았는데, 놀랍게도 식당 청소하는 동안 하나님이 자신의 내면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셨음을 경험합니다(pp. 347~348).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감정의 지배를 받기보다 감정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계속 주님을 의지하며 주님의 은혜를 구해야겠지요. 성령의 열매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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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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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건축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입니다. 평생 서울에 살면서, 유명한 건축물들이 들어서면 찾아가 봅니다. 하지만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습니다.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확 닿았습니다. 머리말부터 건축과 도시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건축물은 그 나라와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그림이며, 지역의 문화적 DNA를 보여주는 결과물입니다. 그렇다면 건축물을 인문적 시선으로 바라볼 때 제대로 보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니 건축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인문학을 하는 것입니다.

 

제 1장에서부터 깊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왜 어떤 거리는 걷고 싶은가?” 이런 식으로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저자는 강남 거리와 명동 거리를 비교합니다. 보행자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거리가 사람들이 걷고 싶은 거리가 됩니다. 이런 거리는 보행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체험할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왜 청년들이 홍대 앞거리에 그렇게도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2장을 읽으면서 한 도시가 아름다우려면 편리하고 잘 정비되는 것보다 인간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때는 행정당국이 서울 거리의 노점상들을 단속하고, 간판을 규격화하고, 빨래를 내걸지 못하게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인문학적 무지의 소치였는지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이 책, 인문학적 시각으로 도시와 그 안의 건축물들을 생각하면서 정말 많은 소양과 통찰력을 키워 줍니다. 세계적인 건축물들도 많이 소개합니다. 타임스퀘어, 샹젤리제 거리, 베니스의 거리,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과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의 돔, 뉴욕과 서울의 스카이라인, 프랭크 게리의 디즈니 콘서트 홀, 자금성, 뉴욕의 파크 에버뉴,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워싱턴 D. D.의 베트남 기념관,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라스베이거스의 네온 사인 간판, 한강과 세느 강, 안동의 병산서원과 담양의 소쇄원, 바레인의 세계 무역센터, 베르사유 궁전, 프라하의 댄싱 하우스, 등등. 저자의 방대한 인문학적 소양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동대문 DDP에 대한 저자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감했습니다. DDP는 층간의 교류를 찾기 힘든 팬케이크 건물이며 넓은 공원을 조성하고 조망할 창문이 없는, 햇볕도 안 들고 통풍이 안 되는 상가 건물에 불과합니다. 건축물은 결국 그 안에 머무는 인간에게 편리함과 유용함을 주며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거리들, 건물과 광장, 교회와 사찰, 공원, 등을 바라보는 나름의 시선이 조금 열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건축가인 저자가 건축을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데, 그의 저술 의도는 100 퍼센트 달성된 듯 하네요. 이 책, 다양한 인문학적 영역들이 통섭된 멋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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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새러 데이비드슨.잘만 섀크터-샬로미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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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The December Project>입니다. ‘인생 12월 프로젝트’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죠. 번역본 타이틀이 더 마음에 듭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죽음을 앞 둔 랍비 잘만과 중년의 저널리스트 새러 데이비드슨이 이년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 죽음을 준비하는 것에 관해 나눈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랍비 잘만의 이력이 이채롭습니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유대교 영적 지도자인 그는 하시디즘의 정통파 랍비였지만 기독교 신비주의를 접하고 ‘유대부흥’이라는 새로운 교파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그의 이력을 볼 때, 그는 매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자임이 분명합니다. 이 책에서도 그런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인생 12월에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약을 먹는 적극적인 자살과 소극적인 자살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소극적인 자살은 나는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는 결정을 하는 거예요.”(p. 130). 그는 식사를 중단하는 것은 마음이 바뀌면 돌아설 수 있으니 상당히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금지된 것과 허용된 것 사이에 회색 지대가 있으며, 선택권을 가졌다는 것을 아는 것이 오히려 통제력을 주어, 참기 힘든 통증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이런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자연에서 완벽하고 조화로운 삶을 추구했던 스콧 니어링(Scott Nearing)의 마지막이 생각납니다. 그는 100세에 의학적인 도움을 받지 않고 물과 음식을 끊은 채 품위와 존엄을 지키며 죽음을 맞이했다죠.

 

새러와 나눈 대화에서 인상적인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랍비 잘만은 현대의 영성지도자인 에크하르트 톨레(Eckhart Tolle)나 바이런 케이티(Byron Katie)의 가르침을 못마땅해 합니다. 그들은 ‘지금 순간을 살라’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랍비에 따르면, 인간을 순간을 사는 개인으로만 보는 이런 가르침은 영적 자아도취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는 우리는 순간보다 더 넓은 곳에서 산다고, 우리는 역사적인 존재로 과거, 미래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pp. 143~144).

 

이 책 마지막에는 사람들이 죽음을 더 편히 받아들이도록 돕는 ‘12단계의 준비’ 항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고, 감사의 마음을 갖고, 신에게 푸념을 하고,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아픔을 받아들이고, 직감에 귀 기울이며, 고독과 친구가 되며, 등등. 이런 항목 속에 유머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랍비 잘만은 몸이 아플 때 이렇게 말한답니다. “딱한 잘만의 몸뚱어리. 너는 정말 쓸모 있었고 정말 믿음직스러웠지. 너는 나를 잘 데리고 다녔지. 지금 네가 불편하니 안쓰럽구나.”(p. 327).

 

누구나 인생 12월이 올 것입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죽음을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일 것입니다. 그리고 죽음을 가장 잘 준비하는 방법은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며 지금 최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면 삶과 죽음이 하나로 유연하게 연결되어 아름다움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유연한 사고를 하는 유대교 랍비로부터 삶과 죽음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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