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남과 동시에 부여된 수감 번호는
죽어서 고기가 되고 나서 추적 번호가 된다.
소의 주민등록번호이자,
신분에 대한 생의 바코드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번호 또한 재적등본에
기록으로 남길뿐이겠지.
네 눈이 아무리 슬퍼 보여도
눈물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내 지갑에 가진 주민등록번호를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눈물은 말라버리게 되지.
여기는 모든 생존에 대한 거대한
파놉티콘이었거든.
넌 죽어서 잡혀 먹고
난 살아서 잡혀 오염된 지폐 감옥에 있거든.
다 비슷하니 너무 억울해하지는 마.
다만 우리 절친하게 또한,
무심히 서로를 처연하게
바라 보고 있으면 그만일 테야. 그렇지?
짜슥, 우리 그저 이 한세상 쫄지나 말고 눈이나 껌뻑이자,
그것도 오토 매틱으로!
그런데, 피조적인 족쇄에 오들오들 떨리는 것이
너나 나나 어쩔 수가 없지만
오래지 않아 언젠가는 다 해방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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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의 대화입니다.이미 이 소는 없어요. 소는 해방되었고 나는 아직 여전히....
그러게요? 가끔 지난 사진과 글을 봅니다.
이런 사진도 찍었구나, 여기는 어디였었지. 무슨 글이 붙었네? 우째 이런 느낌이 들었지?. 지금은 뭐가 달라졌나?라고 리플레이하듯 보고 잠깁니다.
그렇지? 아직 해방되지 않았구나.라는 걸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