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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새벽
이경애 지음 / 파피루스북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시집에도 수준이라는 게 있더라.
역시 나에게 딱 맞는 수준이었으니까 말이다.
무력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하루 종일 시집을 펼쳤다 닫았다 했다.
일요일 오후에 잠깐 강에 나가
딱 한 컷의 사진을 담고
여기에 맞는 시 한편을 사진 블로그(링크참조)에 올리고 보니
썩 어울린다.
( http://blog.naver.com/yureka01/220928029201 )
비의 토카타.(65page)
마침 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후,
하늘은 인상을 잔득 찌푸리고
늦겨울의 찬바람에 빗방울은 사선으로 날아갔다.
멍했다.
무념은 무상이었던가 했다.
그저 빗방울의 템포가 빠른 토카타같이,
허공을 부서지며 바람에 휩쓸렸다.
시의 말미에는,
"오래 기다려도 좋은 자유로운 사람이면 되겠"다고 했다.
마치 시 한편을 읽고,
한 권의 시집을 다 읽은 마냥 느껴지는 이유.
굳이 다 읽을 거도 없다.
딱 한편만이라도 사진을 닮은 거 같은 느낌이랄까 했다.
역시 독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출간해줄 만한 시들이었다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이 시집의 수준은 딱 내 수준에 맞는 시집이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