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나뭇가지가 고인 빗방울을
흘리지 않고 지닐 때,
빛을 머금다.
겨울의 느지막에
밤을 적시게 흩날리우고
함께 고스란히 젖어 머금다.
바흐의 푸가처럼 음율이
맺히는 듯 머금고
나무는 비를 머금고
비는 빛을 머금고
나는 사진으로
비 내리는 우요일의 시간을
머금는다.
길도 발걸음을 머금는 것처럼
오늘은 얼마쯤이나 내 생의 연민을
머금고 있어야 할까.
PS : 공원에서 우산 걸치고 카메라 매고 걸으면서,
알라딘 이웃 "오거서님" 덕분에 '바흐의 푸가'를 들었어요.
나무에 맺힌 빗방울과 빛을 머금은 선율이
아주 심심찮게 매치가 되더군요.
특별히 감사드립니다.흐 감성 돋더군요.
역시 사진은 음악의 운율과 섞어야 되나 봐요.
'조오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