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나뭇가지가 고인 빗방울을

흘리지 않고 지닐 때,

빛을 머금다.


겨울의 느지막에

밤을 적시게 흩날리우고

함께 고스란히 젖어 머금다.


바흐의 푸가처럼 음율이

맺히는 듯 머금고

나무는 비를 머금고

비는 빛을 머금고

나는 사진으로

비 내리는 우요일의 시간을

머금는다.


길도 발걸음을 머금는 것처럼

오늘은 얼마쯤이나 내 생의 연민을

머금고 있어야 할까.

 

 

 

PS :  공원에서 우산 걸치고 카메라 매고 걸으면서,

알라딘 이웃 "오거서님" 덕분에 '바흐의 푸가'를 들었어요.

나무에 맺힌 빗방울과 빛을 머금은 선율이

아주 심심찮게 매치가 되더군요.

 

특별히 감사드립니다.흐 감성 돋더군요.

역시 사진은 음악의 운율과 섞어야 되나 봐요.

 

'조오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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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6-02-12 2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머금은 비가 빛을 담고 있습니다

yureka01 2016-02-13 00:46   좋아요 2 | URL
사진에 빛이 들어가면 반은 따고 들어가더라구요.^^.반짝잔짝...

커피소년 2016-02-13 0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살면서 본 사진 중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이게 정령.. 사람의 작품이란 말입니까..

yureka01 2016-02-13 00:46   좋아요 2 | URL
헉...눈이 휘둥그레한 사진들 많아요.ㅎㅎㅎ
이정도는 가벼운 거랍니다.
다만..시적으로 음악처럼 찍는게 목적이라서요.^^.

커피소년 2016-02-13 00:51   좋아요 2 | URL
벚꽃..매화..눈꽃..다 봤지만 이런 심오한 雨花....처음 봅니다..

비 꽃이 폈어요...저는 빈말을 안 하는 편입니다..진짜 감탄했습니다..

yureka01 2016-02-13 00:57   좋아요 1 | URL
참이슬꽃.ㅎㅎㅎ.많이 보면 취하는 사진.찍고 싶어요.어질어질.ㅋ

커피소년 2016-02-13 00:59   좋아요 2 | URL
참이슬 꽃..ㅎㅎ예 사진만 봐도 취합니다..ㅎㅎ

yureka01 2016-02-13 01:03   좋아요 2 | URL
오늘 소주 한잔 못해서 소주가 땡겼던게 들어나는 순간.ㅎㅎㅎ

커피소년 2016-02-13 01:07   좋아요 2 | URL

역사적으로..예술을 논하기 전에 술을 논하지 않고서는 예술을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진짜 천재적인 예술가들은..술기운에 예술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하더군요..ㅎㅎ

yureka01 2016-02-13 01:08   좋아요 2 | URL
취해야 되거든요.ㅎㅎㅎ 취하지 않고 예술은 불가능.^^.

커피소년 2016-02-13 13:52   좋아요 1 | URL
취화선..ㅎㅎ

커피소년 2016-02-13 0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믿기지 않아서 여러 번 감상중입니다..

혹시 사진에 저작권이 있으신지요?

yureka01 2016-02-13 00:44   좋아요 2 | URL
아마추어에 저작권이 어딨습니까.이웃분들은 그냥 쓰셔도 되요.ㅎㅎㅎ 찍은 사람 이름만 밝히면 프리 입니다.^^.

커피소년 2016-02-13 00:52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알라딘, 북플에서 쓰면 자연스레 유레카님 사진이라는 것을 알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프로필 사진으로 하려고 했거든요..

yureka01 2016-02-13 00:56   좋아요 2 | URL
사진 블로그에서 주로 사진 올리는데 알라딘에서도 가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인은 못되도 시를 닮은 사진을.ㅎㅎㅎ그리고 음악같은 사진을 ^^.얼마든지 사용하셔도 되요.^^

커피소년 2016-02-13 00:58   좋아요 2 | URL
그렇게 해주신다면 눈이 호강할 것 같습니다. ㅎㅎ

사진이 예술이라는 것을.. 제대로 실감하는 사진입니다..

예.. 그냥 예술입니다..

유레카님의 시도 예술이지만

그냥 사진이 시를 밝혀주네요.

yureka01 2016-02-13 01:01   좋아요 2 | URL
사진이 사랑이자 비중있는 위안처이자 유희인셈이죠.
예술은 작가들에게 맡기고 사진으로 한세상 놀아 보는 거죠. 호모 루덴스.^^.

커피소년 2016-02-13 01:09   좋아요 2 | URL
결국 유희인의 승리인 것 이죠.

가장 우위에 있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이죠. ㅎㅎ 유희가 결국 예술로 승화되는..^^

yureka01 2016-02-13 01:10   좋아요 2 | URL
논어 보셧잖아요. 즐기는 사람.ㅎㅎㅎ 노력하는 사람보다 한 수위라는 거요.ㅋㅋ

커피소년 2016-02-13 13:53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 진리인 것 같습니다.

글도 노력해서 무언가 쓰고 싶어 짜내면 글이 안 나오는데

글을 즐기면서 쓰면 그냥 술술 ..ㅎㅎ 써집니다.

오거서 2016-02-13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감탄이 절로 나오는군요!~~ ^^

yureka01 2016-02-13 00:47   좋아요 2 | URL
바흐 푸가 알려주신 덕분에요.^^.

yureka01 2016-02-13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고 감사합니다.댓글 답글에 즐거운 블로그 입니다. 모두 좋은 꿀잠 되시구요.전 내일 출근모드라서.ㄷㄷㄷ아놔.

커피소년 2016-02-13 01:14   좋아요 1 | URL
역시 친절하십니다.ㅎㅎ 피곤하시면 그냥 가셔도 되는 것인데..ㅎㅎ 편안한 밤 되세요.

오거서 2016-02-13 08:01   좋아요 2 | URL
어제는 사진 보고 감탄에 감탄을 또 감탄하느라고 댓글을 차근차근 읽어볼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 다시 보니 유레카 님과 김영성 님의 댓글이 저를 취하게 하는군요. 댓글을 차례대로 보면서 맞아~ 맞아~ 연신 탄성을 지르게 되네요.
두 분 곁에서 지적인 대화를 들을 수 있어서 무척 즐겁습니다!^^

yureka01 2016-02-13 09:18   좋아요 2 | URL
야밤에 댓글 답글 놀이 한판..재미나죠...

일상에서야 이야기라는 게 특별한 재미는 없지만,
알라딘에서 책을 통해서 주고 받는 사유할 수 있는 글이라면
뭐든지 즐거움이거든요..그럼요..
그래서 오차서님의 음악이야기도..!~~늘 관심있게 보는 이유입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

커피소년 2016-02-13 14:07   좋아요 1 | URL
1. 五車書님도 사진을 보고 감탄하셨군요. ㅎㅎ저도 자기 전에 사진보고 처음엔 놀라다가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것이 .. 나무에 비꽃이 핀 걸 보고 참 신비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五車書님 감사합니다. ㅎㅎ저는 유레카님의 지적인 대화에 저는 숟가락만 얹었을 뿐입니다..ㅎㅎ

3. 五車書님 서재에서도 음악과 五車書님의 음악에 대한 지식에 감탄을 하고 갑니다.

4. 유레카님이 일전에 하셨던 이야기 생각나는군요. 밥 먹고 똥 싸는 이야기 안 한다고 하셨던..ㅎㅎ

오거서 2016-02-13 14:26   좋아요 1 | URL
말씀대로 보고 감탄해마지 않아요. 그동안 사진예술에 대한 까막눈이었는데 요즘 신천지를 보는 경험을 하고 있어요. 유레카 님 덕분에요~ ^^

yureka01 2016-02-13 22:49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五車書님 덕분에 음악에 대한 이론과 다양한 주제의 음악을 듣게 되어
신천지를 만난기분..그동안 클래식보다는 팝을 많이 들었거든요.
앞으로도 음악 꾸준히 듣도록 하겠습니다..동기유발~~~되셨거든요..

늘 감사드립니다..

꿈꾸는섬 2016-02-13 07: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를 머금은 나무 사진 멋지네요. 오랜만에 단비라 더 반갑더라구요.

yureka01 2016-02-13 09:19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겨울의 버석버석하게 매마름을 촉촉히 젖게 해주고
비에 빛이 젖어드는 기분..좋더군요..겨울은 좀 눅눅해야 ^^
겨울은 의외로 사람을 너무 건조하게 하거든요.

2016-02-15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5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비종 2016-02-15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즈음, 나무를 휘감고 있는 전구는 그리 아름다와 보이지 않는데,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 이 사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하구요.
`순간`적이어서 그런 걸까요? 아무데서나 보이는 장면이 아니라, 그 날, 그 시간, 그 자리, 그 감성으로서만 담길 수 있었다는 점이요.
시 같은 사진 2편, 사진같은 시 1장에 왠지 잔잔한 음악이 들리는 듯한, 수묵화같은 글입니다^^

yureka01 2016-02-15 11:39   좋아요 0 | URL
자연은 손대지 않아도 이렇게 트리에 불밝히듯이 반짝반짝이는 물방울을 만났습니다.
좋게 봐주신 덕분이죠..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