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자기장 이상에 의해 EMP아포칼립스(전자기 펄스를 이용한 EMP 효과로 전자기기를 모두 사용불가된 상태) 폭풍으로 주인공이 탄 비행기가 캐나다 어느 지역에서 추락했다.
그리고 홀로 남았다.
이제 혹한의 지역에서 생존해 나가는 게임이다.
이게 스토리의 전부다.
주변에 버려진 벌목장이나 캠프에서 남은 아이템을 이용하고 활도 만들고 사냥총을 구해서 늑대를 잡고 곰을 사냥하며 먹을 것을 얻고 나무를 하고 난로에 불을 피워 하루 하루 생존해나가는 롤 플레잉이다.
즉, 이 게임은 시나리오가 없다.
주인공 당사자가 이 겨울의 추위에 얼어 죽던가 곰에게 잡혀 먹히든가, 죽으면 그대로 그게 끝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마법을 쓰는 게임도 아니고 판타스틱한 액션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사투하는 모질게 파고 드는 추위와 싸워 나갈 뿐이다.
<이 게임을 나는 직접 하지는 않았다.
아주 훌륭한 유저들이 있어서 게임의 동영상이 다 있기 때문에
굳이 직접 할 필요는 없고 보기만 하면 된다.>
처음부터 이런 의문은 든다.
도대체 왜 이걸해야 하며, 하고 있는 것일까?
다시 비틀어서 묻게 된다.
왜 여기서 살아 남아야 하는 것인가? 즉, 우린 왜 맹목적으로 사는 것일까?
바로 죽으면 게임도 끝이고 살아가므로써 얻어내려 위험을 무릅쓰고 사냥을 하고 어렵게 도구를 만들어
생존을 이어 가야만 하는 것일까.
게임의 배경은 추위이다. 자 다시, 게임속에서 추위를 현실적으로 바꾸면 뭐가 되는것인지는 자명해 진다.
추위에 끝없이 시달리면서 이어가는 생존적인 본능의 다른 표현.
현실도 마찬가지다.
매일 돈의 추위 시대에 돈 벌고 쓰고 먹을 것을 얻고 옷을 얻고 물건을 사고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고 등등 모든 것이 게임 속의 생존기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탄 비행기가 자기장 폭풍에 휘말려 추락하여 추위에 내동댕이 쳐지듯이, 우리의 존재 또한 다른 물질에서 변화된 인간의 모습으로 조립되어 이 세상에 던져졌던 멜레테 타나투(Melete thanatou)
피투성 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유를 만들어가야할 기투하려는 존재적 욕구로 게임을 하듯이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물론, 나의 이 게임도, 삶의 롤 플레잉도 언젠가 다 엔딩이 있었다는 것을 함께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