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늘상 하는 이야기들.

부동산이야기.

주식이야기.

결국은 돈 벌이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끝을 낸다.

다른 주제의 이야기는 거의 나온 적이 없다.

 

 

다시 연말이 되니 모임을 하겠다고 꾸역꾸역 연락이 온다.

싫었다.

이번에도 참석 하고 싶지 않다.

 

일년 동안에 제일 감명 깊었던 책 이야기였더라면,

오지 말라해도 참석했을 것이다.

 

세끼들 내려 놔라는 뜻으로 말하지만

결국은 자본주의 시대에 시달렸던 그 뻔한 이야기로 마무리 할 것이다.

늘 그래 왔던 것처럼.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런 이야기에 섞을 말이 단 한마디도 없다는 거다.

꿔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감동 없고 울림없고 떨림 없는 것과,

밥은 누구나 먹고 살지만

혼자 먹고 사는 듯이 떠들 필요는 없잖는가? 

 

가끔 사람에게서 절망감을 제일 많이 느끼는 부류가 있다면,

어릴 적 만난 친구들이다.

 

나이 들어가니 친구를 찾지만,

추억만 파먹고 사는 젊은 듯한 늙은이들과는

상종하고 싶지가 않아서다.

 

차라리 삼류 드라마에 나오는 누가 간통을 했는데

둘다 열열히 사랑해서 사고 쳤다더라가 나는 더 신선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차라리 그렇게라도 했더라면 모를까?

 

누가 들으면, 무슨 대단한 기업을 세운 줄 알겠더라.

다 고만고만한 도토리 키재기식의 수준에서 할 이야기라는 게 재미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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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5-11-26 15: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심히 공감가네요. 친구들사이에서 책 이야기가 주제로 오른 적은 한 번도 없고 특히 저도 요즘 어릴적 친구들을 어쩌다 만나면 절망감을 느낄때도 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때의 정신상태 그대로인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요.

yureka01 2015-11-26 15:10   좋아요 3 | URL
정말 너무 뻔한 이야기는 지루하고 식상하고 진부하기까지 하더군요.
어릴땐 그럴적 부류가 있고
지금의 나이에는 지금 추구하는 부류가 따로 있어서요.

1년가도 시집한권 못읽을 정도로 여유없는 의식적 가난뱅이들과는 만나고 싶지가 않아서 말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1-26 15: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 백프로에요.. 소위 책 읽는 모임에서도 막상 송년회에서는 쩝..... 그게 나쁜 건 아닌데... 굳이 따로 날 잡아서 술마시면서까지 해야하는지 ㅎㅎ

yureka01 2015-11-26 15:12   좋아요 2 | URL
아.독서모임에서 조차..책이 배제된다면 독서모임이 아니고 그저 친목회가 되면 독서란 핑게로 만날 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죠.
그런 일상적 이야기는 굳이 모여서 할 것까지도 없으니까 말입니다..

stella.K 2015-11-26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유레카님 글 읽으니 이번 주일 날 옛날 교회 청년부 또래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좀 갈등 생기네요.
저로선 동창회나 다름없고 너무 오랫동안 안 만나서 궁금하기도 한데
솔직히 할 말은 없어요. 옛날 얘기나 하겠지요.
진짜 겉도는데 그래도 궁금하긴 하더라구요. 어떻게 변했을지...
나이들수록 마음 맞는 사람과 대화하기란 게 쉽지 않죠.ㅠ

yureka01 2015-11-26 20:22   좋아요 1 | URL
뻔한 이야기,지나간 추억을 마실 작정이라면 부르지 않았음 좋겠다고 했습니다.

자발적 소외 당하고 싶다고 했죠.....

딱 하나만 묻자고 했어요..한해 살면서 ..가장 가슴 떨리는 것이 무엇인가? 라구요..

커피소년 2015-11-26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이야기가 남에 돈 자랑과 돈 버는 이야기죠..

부동산, 주식이야기 이걸 타인이 들었을 때 과연 그것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 이야기 하는 건지..

기초적인 생활경제에 대한 이야기라면 생활상에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부동산이니..주식이니.. 매번 오르락내리락 거기에 심취해서 희로애락을 느끼기에 그 감정을 공유하고 싶겠지만 타인은 관심이 없죠..

그래서 그런지 요즘 사람들은 어릴 적 친구보다는 동호회를 찾아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만나서 즐겁고 행복하려면 관심사가 같아야 하는데 공감이 안 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yureka01 2015-11-27 09:05   좋아요 1 | URL
돈벌이 이야기도 한재산 일구는 정도라면 또 흥미롭게 들어주겠습니다만,
다 비슷하니 고만고만한 거 굳이 듣고 있을 시간이 아깝더군요.
말로 하지 말고 글로 좀 해주면 좋겠더군요..

커피소년 2015-11-28 09:29   좋아요 1 | URL
공감합니다.

감은빛 2015-11-27 1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딜가던 제가 말이 많은 편이예요.
아, 가끔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앉아 있어야 한다면,
조금 말을 아끼는 편이긴 하네요.

지금은 유레카님의 경우처럼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할 모임을 다 없애버렸어요.
저도 말씀하신 것처럼 한때 친했던 사람들이
전혀 관심없는 주제에 대해서만 떠드는 걸 못 견디겠더라구요.

꼭 만나야 할 사람들, 그래도 말이 통하는 사람들하고만 만나도,
늘 시간이 부족하더라구요.

연말연시 건강 조심하시고, 체력관리도 잘 하시기 바랍니다~

yureka01 2015-11-28 09:53   좋아요 1 | URL
사진 좋아하는데 사진모임 조차 사진이야기를 안하고
딴소리 하는 거 보고 질려 버렸습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