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영역을 옮기는 것이라고 했다.

 

한 번도 지나친 적이 없는 허공에 길을 내고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는 영역을 구축하는

그들의 무소유는 하늘의 크기를 닮았다.

 

세상에 기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기적이 없는 세상에서 기적을 바라는 꿈'1을 꾸다가

홀연히 이 생의 영역에서

저세상의 미지의 영역으로 꿈을 

옮기는 거라 했다.

 

 

 


 

 

잔잔한 물결이 그들만이 그려내는

지적도와도 같고

일렁이는 바람에 영원을 담은 곡선의 흐름은

새들의 날개에서 떨어진 깃털에 뭍은 그림자로

천국으로 인도하는 초서체 문자를 쓴다.

 

생명이 가끔은 지난한 우울이 판을 치고

오늘이 어제와 한판의 지루한 힘 겨루어 번번이 깨지더라도

우리는 다만 새들이 옮겨 다니는

저 영역 속으로 상상만 해도 썩 나쁘지는 않겠더라.

 

나는 새가 울어 대는 바람 담긴 소리를

따라가고 있다.

 

나는 새가 울어 대는 바람 담긴 소리를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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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16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좋군요!
새가 영역을 옮기는 거였어요?
첨 알았슴다.ㅠ

yureka01 2018-10-16 13:56   좋아요 0 | URL
네 사람도 새처럼 비슷하게 공간을 옮겨 다니잖아요..
말하자면 영역이라는 은유..ㅎ^^.

강옥 2018-10-16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유레카표 사진, 방가 방가 ^^*
어디서 봐도 척 알아볼 것 같거든요 ㅎ
이삼일 서울 갔다 왔어요. 연이틀 미세먼지로 서울은 종말 분위기 ㅠ.ㅠ
목요일 해국 번개에 오시라 하고 싶어도 직장 다니는 분이라....

yureka01 2018-10-16 23:36   좋아요 0 | URL
흐..서울 잘 다녀 오셨는지요..
또 사진 보따리 펼쳐 보여주세요..ㅎㅎㅎㅎ

아고 네...주중애는 뭐 매여 있는 몸이라 꼼짝 마라는 일정이니 가고 싶어도 못갑니다..

직장이라는게 ..창살없는 자본의 감옥이라서 말이죠..ㅋ

AgalmA 2018-10-16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ureka01님 사진 보면 서예 묵법으로 찍으시는 것 같아요. 사진으로는 도통한 신선 같으심요 :)

yureka01 2018-10-16 23:35   좋아요 1 | URL
흑백의 거친 입자감...카메라에 있는 기능중 하나입니다..종종 자주 써먹긴해요..^^..
요즘 카메라가 워낙 좋아서...ISO1600짜리 필름 감도의 입자의 질감으로 보정해주기도 하거든요..
사진 화질 느낌이 거친 사포처럼 까칠까칠..꺼끌꺼끌.....

겨울호랑이 2018-10-16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대화로 움직임을 통제하지만, 예측불허의 움직임을 보이는 동물을 대상으로 의미있는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울 것 같은데, 유레카님은 쉽게 하시는 것 같네요!^^:)

yureka01 2018-10-16 23:33   좋아요 3 | URL
천천히 급할 거 없이 기다리면 됩니다..ㅎㅎㅎㅎㅎ
그런데 대부분은 기다려도..새들은 원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는 않더군요..ㅎ

2018-10-16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6 2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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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0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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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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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0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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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