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반대한다
피터 D. 크레이머 지음, 고정아 옮김 / 플래닛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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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에 대해 저자가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것은 단 한가지이다. 우울증은 "질병"이고 "치료되어야 할 질병"이라는 것이다.

  이런 당연한 얘기를 어째서 350 페이지에 걸쳐서 계속해서 주장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인식'때문이다. 과연 우울증을 치료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때문인것이다.

  예술가나 철학가, 또는 작가들의 창작은 우울증때문이라는 생각이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남아있고 또한 우울증은 심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을 강제로 치료하는 것은 "즐거운 신세계"의 "소마 복용"과 같은 것이다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통을 당하는 우울증 환자들 마저 자신들의 괴로움은 원래의 자신의 성격이며 단지 불면증, 주변사람(가족,남편, 자식)에 대한 무관심, 자살 충동 등의 심각한 위험을 멈추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직장 업무 처리의 어려움, 소극적이고 비관적인 인생관, 행동력의 결핍등 자신의 성격적, 인간적 결함이라고 믿었던 부분들이 사실은 자신의 본모습이 아니라 우울증으로 인한 변화라면 그래도 이것이 개인이 그저 견뎌내야할 문제인걸까?

 저자는 끊임없이 지루할 정도로 우울증이 실제로 뇌에 어떤 신체적 영향을 끼치는 가에대한 논문과 가설을 열거하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우울증이 실제로 인간의 신체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만이 우울증의 치료를 정당화시키기 때문이다. 우울증의 위험과 고통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다 듣고 나면 사람들은 묻는다고 한다.

  "쇼펜하우어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러나 간질, 소아마비, 폐렴, 암에 대한 치료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같은 말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런 병에 걸린 사람들도 그 역경을 딛고 일어섰겠지만 아무도 그 병의 치료법을 얘기할때 같은 질문을 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우울증은 부자병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먹고 살기 바쁜 사람은 그런 생각 할 여유가 없다, 배가 불러서 그렇다 등등 그러나 실제로 우울증은 빈부와 상관없이 아니 오히려 빈곤층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울증은 또한 그들의 자녀들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그 악순환은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우울증의 가장 큰 위험은 아무도 우울증을 위험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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