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볼따 사건의 진실 1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권미선 옮김 / 시타델퍼블리싱(CITADEL PUBLISHING)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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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추리소설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지는 않은  편이다. 물론 영감을 이용하거나 초자연적 원인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결말이라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건 비논리적이기 떄문이지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추리소설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생각까지는 없는 것이다.

  이상하리만큼 나는 이 소설을 추리소설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기 떄문에 초반에 심드렁하게 읽어가면서 오히려 스페인의 1910~20년대의 혼란한 사회상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과 이런 사회를 살아가는 어려움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읽어나가는 순간 "사볼따 사건"이란 "사볼타사(社) 사장인 사볼따" 살인사건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즉 사볼따 사장이 살해당했다 ^^;; 그리고 직전에도 교통사고가 한 건 있었는데 이것이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라는 암시가 계속 나오게 된다. 이 순간 이 소설은 숨막히는 추리소설로 급변모한다. 과연 지금 바르셀로나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멘도사는 이 소설을 계속해서 여백없는 장면전환 - 영화라면 갑순이가 갑돌이를 바라보면서 얘기하는데 갑자기 대답을 을돌이가 하면서 을순이와 을돌이의 집장면으로 배경이 나타나버리는 것이다.-을 하며 진행시켜버린다.  이러니 어느 순간까지가 어떤 의미로 누가 하는 얘기인지를 잘 음미해야한다. 또한 시간은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돌아가는 등 왔다갔다 하기때문에 지금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서 얘기를 하고 사건을 진행시키기도 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니 결국 잘 종합하지 않으면 지금 얘기하는 사람이 언제 누구와 얘기하는 지 조차도 헛갈리게 되지만 그 급박함은 사건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장치가 된다.

노동자, 무정부주의자, 사업가, 파업, 사치, 부패, 아부꾼, 변절자, 배신 등의 코드는 이제는 지나간 코드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현실감있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그다지 많이 변하진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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