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식시종
우고 디폰테 지음, 피터 엘블링 영역,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뭐 책이 나쁜 건 아니다.
글도 잘 썼고 번역도 괜찮았고 주석도 착실히 달아줬고 스토리 흡입력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 얘기도 많고 시대적 배경도 중세의 이탈리아이고 생활 모습도 잘 묘사되어있다.
그럼에도 절대 내가 안좋아하는 종류의 책이었다. 인터넷서점의 문제는 딱 이것 하나이다. 책을 한 번 스르륵 ?어보았다면 절대로 사지않았을 책을 사버린다는 것이다.
마치 프랑스의 시대 코미디물처럼 약간 부담스럽게 정신없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의 모음이다. 딱 주인공의 시점에서 주인공이 아는 만큼 묘사된 영주가 사는 궁에서의 생활이지만 조금도 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저 정신없이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어느 순간 이제는 좀 괜찮겠지..하고 한숨을 쉬는, 살아남는데 급급하여 선택같은 것은 사치인 시대의 이야기이다.
마치 몇 시간동안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내 앞에서 떠들어대는 사람을 만나서 그 이야기는 다 들어줬는데 그 사람이 별로 내맘에 드는 사람이 아닐 때의 기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