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못 살인자 밀리언셀러 클럽 5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이희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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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아마 찾아보면 마찬가지이겠지만 - 공적인 사건에서 미스터리적인 수법을 쓰는 것보다는 "과학수사는 다음에 하고 일단 하던대로 하자"며 그럴법한 그런 놈을 찾아 족치는 게 제일 빠르고 확률도 큰듯하다. 80대20의 법칙처럼 현실의 범죄들은 대부분 비열하고 치사하고 혐오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그중의 20%미미만의 범죄중에서도- 그렇다고 그 범죄가 덜 치사하고 덜 비열할리는 없다. 조금 성향이 다르다는 것 뿐이다. 어쨌거나 출판되는 미스테리물의 주제는 이 20%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전체 출판물의 30%가 미스테리라는("어둠에 휩싸인 여자"라는 추리소설에 나온다) 이 어마어마한 시장에서 아직도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중국 고전의 미스테리물은 상당히 시적이다.

사실 사건의 내용은 간단하고 범인들은 평범하고 주인공은 수염난 아저씨일뿐이다. 수염나고 여러 처첩을 거느린 중년의 공무원에게 무슨 매력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소설은 역사물의 한장면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짙은 안개가 흐르고 바람이 통하는 정자에 앉아 밤공기 속에서 술을 마시고 작별인사를 나눈다. 그림같은 미모의 여인은 무언의 우아한 몸놀림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하고 글 한 문장, 대화 한 마디가 시귀절이 되어버린다.

도시를 벗어나 조용한  밤을 맞게 되면 눈위로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정말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디자인하우스에서 이 작가의 소설 2권이 나왔지만 개인적으로 이 쪽을 더 좋아한다. 범죄자에게 동정심이 일어나는 것도 이 시대라서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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