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 소녀
카슨 매컬러스 지음, 엄용희 옮김 / 열림원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얼마나 어리고 순진하고(순수가 아니다) 모든 일이 당황해하면서도 항상 뭔가를 절실히 찾아 헤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나는 어린 아이가 아니게 되었다.

내가 나이가 들고 더 이상 순진하지 않고(그렇다고 현명해지거나 똑똑해진 것은 아니지만) 절실히 뭔가를 찾을 의지가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나는 이제 어느 정도 어른이 되었다.

이 작가가 미국 남부 스타일의 고딕소설을 썼다거나 소외계층을 주인공으로 삼는 소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았는데 그렇다면 이 소설은 가장 정상적인 얘기일 것이다.

물론 다른 좀더 분별력 있는 주인공을 내세우는 소설에 비한다면 굉장히 독특한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현재 기억하는 내 모습보다도 나는 더 멍청하고 바보같고 기묘한 일들을 저지렀던 같고 상상속에서는 프랭키는 감히 따라오지도 못할 일들도 해냈을 것이다.

그런 기억들이 달콤하다기보다는 당혹스럽고 추억이라기보다는 악몽같지만 그럼에도 지나간 후에는 약간의 미련이 남는 달콤쌉싸레한 기억이 되어버린다는 것이 유년인가보다.

다시 한 번 천천히 프랭키의 뒤를 따라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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