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생활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절판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 쓴 글이라고 저자가 밝힌 이 책은 특히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 될것 같다. 지적으로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산다는 의미인걸까? 지적생활. 우리는 ' 저 사람 참 지적으로 보인다.' 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하는데, 유식하고 많은 것을 알것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지적생활이란. 공부를 꾸준히 계속해오는 생활이나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을 이른다. 또는 책을 펴는 사람. 누구를 가르쳐주는 위치에 있는 사람. 을 두루 일컫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저자인 와타나베 쇼이치 작가의 글에서 느끼는 기시감이 뭐랄까. 너무 젠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읽는동안 조금 거북감이 들기도 했었는데, 괜찮은 내용도 있어서 그럭저럭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

지적생활을 하기 위해선 이런것들이 필요하다. 라고 말하기 위해 지적생활. 지적공간. 지적생산. 지적독립. 지성의 삶. 이렇게 5개 부분으로 나뉘어 이야기를 이어간다. 영문학을 전공한 그 자신의 인생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쪽으로 가실분들에게는 꽤나 도움이 될 것이다.

지적생활에는 소장하고 있는 책의 양이 그것을 결정한다고 했던 저자의 말은 조금 수긍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도서관에 가 책을 대여해 읽는 것을 상당히 좋지 않은 시선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도 거북했던 것이, 나는 나이가 들어 머리가 하얗게 센 할아버지께서 도서관에 오셔서 책을 보시는 모습이 너무도 좋았었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책을 펴내기 위해 필요한 자료때문에 도서관까지 가야하는 시간은 어리석은 거라 말했지만 말이다.

읽는 내내 거북했던 것과는 반대로 내가 조금 반성한 부분은 반복읽기가 독서의 질을 높인다고 말한 부뿐에서였다. 정말 그 문장에 동감한다. 하지만 그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읽을 책이 수없이 많은 세상에서 읽었던 책을 또다시 들어 반복해 읽는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이다. 특히 나에게는. 지금 당장은 행동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좀 더 나이가 들어서는 고전이라던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 중심으로 한번 더 읽어볼 계획은 있는데, 잘 될지는 의문이라는...ㅠ.ㅠ 나는 지적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책을 엄청나게 많이 소장하고 있다. 라는 저자의 자랑하는 책 같아서 별로였지만, 그래도 책에 관한 책 이야기라 지루하지 않게는 읽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서주의자의 책 -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
표정훈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품절


책방에 간다. 도서관을 찾는다. 수천 권의 책이 꽂혀 있다. 수백만 권의 책이 쌓여 있다. 그 많은 책들 속에 담겨져 있는 비밀을 몽땅 알아내고, 그 많은 책들이 제공해 줄 지식을 빠짐없이 소유하고 싶은 파우스트적 지적 욕망의 충동을 막기란 어렵다. 큰 책방이나 큰 도서관에 들어가면 그 모든 책을 읽겠다는 의욕이 부풀어오르고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욕망이 새삼 솟아오른다. 그러나 이 같은 책에 대한 애착, 지식에 대한 의욕이 별안간 오히려 책이 주는 억압감, 지식에 대한 피로감으로 변할 수도 있다-25쪽

어린 시절 책읽기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홀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던 것 같다. 글줄을 쫓는 두눈의 흐름에 자연스런 리듬이 생기고 숨소리가 고요해지면서 어느덧 생각은 다음 페이지로 내딛는다. 가만히 책장을 넘기는 순간 또다시 새로운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진다. 나도 없고 책도 없다. 다만 한 줄 한 줄마다 나와 책 사이에 이루어지는 어떤 내밀한 묘합의 순간만이 이어진다. 결코 빼앗기기 싫은 나만의 충일한 시간-50쪽

독서를 놓고 책은 모름지기 이렇게 읽어야 좋다느니 그렇게 읽으면 해롭다느니, 이런저런 말도 참 많다. 다양한 독서론 혹은 독서법들이 제 나름의 일리를 갖추고 있을 게다. 각자의 취향과 습벽에 맞게 그 일리를 취하면 그만이다. 다만 독서가 행동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 일이다. 두 발로 땅을 박차며 숨가쁘게 뛰지도 않으면서 달리기에 관해 이런저런 말을 하고 요모조모 궁리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26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서주의자의 책 -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
표정훈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품절


탐서주의자
책의 소유를 삶의 유일지상의 목적으로 삼고, 책 내용보다는 책 자체를 중시하며, 책을 진과 선 위에 두는 사람.

나는 탐서주의자인가? 말해서 입만 아플것 같다. '삶의 유일지상의 목적' 이라는 단어는 조금 나에게 과장된 듯 하지만, 탐서주의자라는 단어에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싶어진다.

앞서 읽은 앤 패디먼 작가의 <서재 결혼 시키기> 책에 이어 책에 관련된 책을 또 읽었다. 행복했다. 후훗. 두권의 책 중 어느 것이 더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느냐고 묻는다면 표정훈 작가의 이 책을 선택하고 싶다. 표정훈 작가의 글에서는 그만의 뚜렷한 주관이 느껴지고 좀 더 유쾌한 읽는 맛을 안겨준다. 술 마시는 건 싫어도 술자리는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책 읽는 건 싫어도 책을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가 독특하다. 독특하면서도 책은 재미있으니, 매력있다.

본인의 책에 대한 이야기들과 그가 읽은 책들에서의 문장들이 중간중간 실려 있으며, 그 문장들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자신처럼 책에 욕심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주절주절 늘어놓으셨다. 그 이야기들중 특히 블롬버그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이 사람은 도서관에서 책 1만권을 훔쳐서 징역 5년 11개월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밤새워 책 읽는게 취미여서 건강을 헤치기도 했으며 훔친 책은 팔지 않았다. 책에 붙은 도서관 카드를 떼어내기 위해 혓바닥을 사용했다던. 그 재미있었다. 후훗. 이 이야기 말고도 책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고, 쳐다보고 있으면 흐뭇해지기까지 한다. 나도 병인가? -.-;

참, 읽으면서 꼭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노라고. 생각한 책이 2권 생겼다.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라는 책과 내가 좋아하는 작가 조지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 라는 책 두권인데, 아껴두고 읽을 책으로 남겨두고 싶다. 책에 관한 책. 또 금새 다른 책을 만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장바구니담기


버지니아 울프는 <평범한 독자>에서 "서재라고 부르기에는 초라하짐나 그래도 책이 가득하여 개인들이 열심히 독서를 하는 그 모든 방"에 대해 쓰고 있다. 울프는 평범한 독자는 "비평가나 학자와 다르다"고 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그는 교육이 모자라고, 타고난 재능도 별로 많지 않다. 그는 지식을 나누어 주거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정정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는다. 무엇보다도 그는 소 ㄴ에 닥치는 이런 저런 잡동사니로부터 자신을 위해 어떤 전체를 창조하고자 하는 본능의 안내를 받는다-14쪽

아이가 책을 가까이 하게 하는 방법 가운데 책을 쌓고, 세우고, 다시 배열하는 등 책에 온통 지문을 묻히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생각할 수 없다. 유리문이 달린 부모의 책장에서 마크 트웨인이나 발자크를 꺼내려면 먼저 손부터 씻어야 했던 다이애너 트릴링이 커서 애서가가 되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놀라운 일이다.-169쪽

모두가 헌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까다로운 독자랄면 전 소유자가 남긴 얼룩, 오점, 밑줄, 말라 비틀어진 토스트 조각을 보고 마치 누가 입던 속옷을 입는 것처럼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다. 나도 젊었을 때는 내 책들도 젊기를 바랐다. 순결한 페이퍼백들은 자기도취에 젖은 채 마음껏 낙서를 할 수 있는 텅빈 여백을 갖추고 있었는데, 글을 써 넣어도 최소한의 죄책감으로 끝날 수 있을 만큼 쌌고, 또 나의 훼손을 불평없이 받아들일 만큼 순했다.-20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알게 되었을때, '서재 결혼 시키기' 란 무슨 의미일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번 생각해 보시길.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내 서재에 있는 책을 다른 누군가에게 보낸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서재 시집 보내기' 나 '서재 장가 보내기' 가 되야 되지 않을까? 이 제목 때문에 꽤나 오래전부터 꼭 읽어봐야지! 했었던 책이었는데, 이제서야 첫 장을 넘기고.. 그리고 즐거움에 마지막 장을 넘겼다. 시종일관 책이라는 주제에 흥분해가면서 즐겁게 읽은 책으로, 애서가라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중의 하나이다.

나처럼 책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는 저자 앤 패디먼은 책에 대한 식탐이 아주 많은 여자였다. 그래서 책에 대한 책은 꼭 사고 봐야 하는 성미를 가지고 있는 그녀의 삶에서 책은 뺀다면, 뭐가 남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제목에 대해서 먼저 말해야 겠다. 궁금하실테니~ 저자는 결혼 후에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책을 좋아하는 남편과 서재를 따로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둘의 서재를 합치기로 했다. 그것이 '서재 결혼 시키기' 의외로 너무 단순한 뜻이었다. 싶지 않은가? 나도 그리 생각했다.그러면, 서재 결혼시키기는 성공시켰을까? 서재를 정리하는데 있어 그녀의 남편은 통합파였고, 반대로 세분파였던 그녀는 조금 의견이 엇갈리긴 하지만, 어쨌든 서재 결혼 시키기에 성공한다. 그녀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책을 좋아하고, 몰두하며 성장했고, 책을 매개로 결혼하고, 또 친구를 사귀며 자식을 낳아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를 키워 나가는 그녀 인생의 책에 관한 짧은 에세이들의 모음집이다.

남편과 나는 드디어 책을 한데 섞기로 결정했다-- 로 시작해 에세이들은 시작한다. 첫문장부터 제목에 대한 궁금증 해결! 에세이들은 대개 그녀가 자라오면서 책을 대하는 가족들의 이야기와 그녀의 책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가서 메뉴판을 보고 틀린 글자를 수정하는 것은 이들 가족의 외식할때 단연 1순위 일이었다. 아! 이건 한번 정말 해보고 싶다. 라고 생각했던 건 그녀가 추천했던 현장독서였다. 현장독서란, 책 안에서 이야기하는 그곳. 그 장소에서 그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햬선 꽤나 많은 곳을 다녀야 할것 같지만, 가끔씩 책 속의 그곳에 직접 가서 책을 읽는 것을 종종 경험해 보고 싶다.

평생에 걸쳐 책과 함께 했던 그녀. 나역시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책에 빠진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책에 관련된 책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즐겁게 이 책을 탐독하실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