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 1
최정원 지음 / 북향 / 2014년 2월
절판


세상에서 가장 힘센 상대가 외로움이야, 미림. 그 외로움이 외로움처럼 느껴지지 않고 자신을 정리하고 벼리는 친구로 느껴지는 날이 오기까지 혼자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하는 거야. 내가 오늘은 살아 돌아왔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네-121쪽

명이 생기기 까마득히 전부터 조선은 이미 당당한 독립국으로서 수천 년 간 그 자리에 있어왔다. 나라를 세운 햇수를 헤아려도 조선이 상국이요 주국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명이 조선에 대해 유난히 거드름을 피우는 것도 그 부분이 꺼림칙하기 때문에 조선의 기를 누르기 위해 역설적으로 의도적 허세를 부리고자 함이다. 따지고 보면 조선은 고려에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요, 대륙과 섬을 통틀어 같은 혈통으로 유구한 세월을 살아남은 유일한 국가였던 것이다-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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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나남창작선 115
김주욱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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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신선하기도 하고, 조금은 애매모호하기도 한 소설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다. 한마디로 이 소설을 표현한다면 말이지. 요즘 세상은 표절이 넘쳐나는 세상이 아닌가. 밝혀내지 못한 표절들이 넘쳐나는 세상들이다. 내 것을 가로채 자기 자신것마냥 쓰고 있는 사람들. 표절의 세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은 문장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지금까지 살면서 다른 '표절'을 안했던 적이 없었다. 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을것 같다. 표절이 난무하는 시대에 깨끗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소설과 거리가 먼 마케팅 일을 하였고, 사업 실패 후 상처를 달래주는 소설을 만났다고 저자 김주욱 씨는 말했다. 그리고 첫 장편소설로 탄생한 이 소설이 <표절>이다. 조금은 집중을 해가며 읽어야 좋을 책이니 다른 분들도 집중해서 읽어가시길 부탁드린다.

등단한지 20년이 지난 50대 독신여성인 문창과 강사인 우혜미는 후배 Q가 유명한 작가 G가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며 억울하다고 두 소설을 비교 해달라며 자신을 찾아오게 되면서 책의 이야기는 시작한다. 여기서 Q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는 나의 생각에 작가인 김주욱씨 인것 같았다. 그러나 우혜미는 이 표절 사건을 소설로 만들자고 후배인 Q에게 제안한다. 그래서 탄생된 이야기가 소설로 진행된다.

소설 속 소설이 탄생하게 되고, Q의 이야기와 Q의 소설을 표절한 G의 이야기가 나오고 급기야 표절된 G의 소설이 등장한다. Q가 학생으로 있을때 일본 화가의 그림을 표절한 교수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공모전에 자신의 출품작을 표절해 당산된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게 되면서, Q는 자신만은 표절이나 모방을 하지 않고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시작된 소설 쓰기. 하지만 세상은 그의 자존심과는 상관없이 표절과 표절을 일삼는 세상이었다.

이 소설은 신선했다. 표절이라는 주제로 쓴 소설은 처음이라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표절을 했지만 그것을 가져와 내 것을 덧입히는 건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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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나남창작선 115
김주욱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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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말과 글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누군가 했던 말이지. 누군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가 정리되어 나오는 것이야. 글쓰기도 마찬기지지. 좋은 글쓰기는 독서를 통해 저장되었던 누군가의 말이 정리되어 나올 때 가능한 거야. 넓게 보면 세상의 모든 말과 글이 나의 것이지. 좋은 글이 머릿속에서 넘쳐나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어. 그러려면 많이 읽고 많이 사색해야 해-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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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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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어도 좋을. 너무도 좋은 글귀들이 많이 있었지만, 나는 배고픈 것마냥 급하게 읽어 내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한번에 읽고 그치고 마는 책이 아닌 나의 편한 공간. 침대 머리맡에 아무렇게나 올려두고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그런 책이 될 것이다. 사십줄을 넘긴 책의 저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일하시는 남자분이시다. 성함때문에 여자분이신줄 알았더니, 남자분이셨네. 책의 왼쪽에는 직접 찍으신 사진들이 게재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책속 글귀들을 소개하며 그 아래에 자신의 생각을 간략하게 적어놓으셨다. 부담없는 짧은 문장들이어서 금새 읽어 내려갔다.

세월호 참사 여파 때문일까. 요 몇일내내 티비를 틀어도 온통 그 사건이 나오고, 기대했던 생존자의 소식은 들을 수 없어서인지. 기분이 가라앉고 멍해지는 시간이 많으면서, 티비를 꺼놓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이 평소보다 더 많았다. 그런 와중에도 세월호의 소식이 문득 문득 생각나 휴대폰으로 기사들을 끄적거리기도 했다. 가라앉은 기분들 속에서 이 책을 읽었던 탓일까. 유난히 마음에 와닿는 문구들이 많아서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아니, 세월호 참사를 잠시나마 잊어버리는 시간이 되었다. 결국 일어난 참사이지만 지금이라도 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램을 빌어본다.

많은 책들 속의 글귀들 뿐만 아니라 저자에게 인상깊었던 영화속 대화들과 만화속 글귀들. 트위터 속 글들이 담겨져 있다. 사진들의 느낌도 참 좋아서 좋은 글귀들과 매칭이 잘 되는 것 또한 좋았다. 아내에게. 딸에게. 후배에게. 어머니에게. 그리고 그 누구에게 보내는 저자의 감성어린 메세지들이 내 마음을 툭툭 쳤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그냥 지나쳐버지리 않을 문구들을 노트에 남겨볼까? 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이제부터 실천해 보고 싶기도 하다.

지금 이 만남이 마지막일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누구를 만나라는 이 한줄 문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가 만났던 누군가가 지금은 그 만남이 마지막 일수도 있다면. 좀 더 좋은 만남으로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후회감이 들지 않도록 말이다. 스스로에게 나는 이런 사람인가? 이러한 자격이 있는가 라고 되돌아 보는 글들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내가 좀 더 나이를 들게 되었을때 현재의 나와는 또다른 내가 그곳에 서 있을 것이다. 아니, 그때는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마음가짐의 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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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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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앞의 이 사람도 오늘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사실 너무나 많은 사람과 우리는 마지막 만남을 하고 있다. 매일 만나고 있는 것 같지만 매일 이별하고 있는 셈이다.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사람들. 사무치게 그리운 시간이 사실은 오늘 이 사람. 오늘 이 순간인 것이다-25쪽

엄마는 날마다 나에게 전화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에게 전화했었니?"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바쁘지 않다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전화해 주렴."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다-27쪽

나는 왜 당신의 가난한 의자가 되어주지 못하고, 당신의 의자에만 앉으려고 허둥지둥 달려왔는지. 나는 왜 당신의 의자 한번 고쳐주지 못하고, 부서진 의자를 다시 부수고 말았는지. 신다는 것은 낡은 의자 하나 차지하는 일이었을 뿐. 작고 낡은 의자에 한번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었을 뿐-81쪽

오늘의 고통을 참으면 내일은 행복이 되어 온다고 배웠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적금처럼 오늘 작은 행복을 참는다고 내일 큰 행복으로 부풀려지는 일도 없고, 오늘 참은 작은 고통이 내일 기쁨으로 변하는 일도 없다. 참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 얘기하고, 예쁜 꽃을 보면 예쁘다 말을 하자. 힘이 들면 힘들다 얘기하고, 아프면 아프다 말을 하자.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지 말자-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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