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장바구니담기


지금 내 앞의 이 사람도 오늘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사실 너무나 많은 사람과 우리는 마지막 만남을 하고 있다. 매일 만나고 있는 것 같지만 매일 이별하고 있는 셈이다.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사람들. 사무치게 그리운 시간이 사실은 오늘 이 사람. 오늘 이 순간인 것이다-25쪽

엄마는 날마다 나에게 전화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에게 전화했었니?"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바쁘지 않다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전화해 주렴."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다-27쪽

나는 왜 당신의 가난한 의자가 되어주지 못하고, 당신의 의자에만 앉으려고 허둥지둥 달려왔는지. 나는 왜 당신의 의자 한번 고쳐주지 못하고, 부서진 의자를 다시 부수고 말았는지. 신다는 것은 낡은 의자 하나 차지하는 일이었을 뿐. 작고 낡은 의자에 한번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었을 뿐-81쪽

오늘의 고통을 참으면 내일은 행복이 되어 온다고 배웠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적금처럼 오늘 작은 행복을 참는다고 내일 큰 행복으로 부풀려지는 일도 없고, 오늘 참은 작은 고통이 내일 기쁨으로 변하는 일도 없다. 참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 얘기하고, 예쁜 꽃을 보면 예쁘다 말을 하자. 힘이 들면 힘들다 얘기하고, 아프면 아프다 말을 하자.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지 말자-1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